저는 집에서는 엄마 아빠, 밖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어머니 아버지로 씁니다. 아마 이게 가장 흔한 형태일 거예요.
호칭이 헷갈리는 이유는 두 가지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직접 부르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남에게 가리키는 말이에요. 이 둘을 나눠서 생각하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직접 부를 때는 나이가 들었다고 꼭 아버지 어머니로 바꿔야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어느 날 갑자기 바꾸면 사이에 한 겹 생긴 느낌을 줄 수 있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도 서운해하시는 경우가 있고요.
남에게 말할 때는 조금 다릅니다. 윗사람 앞이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저희 어머니가, 아버지께서 하는 식이 자연스럽습니다. 친구들끼리 이야기할 때는 우리 엄마라고 해도 아무 문제 없고요. 글이나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는 부친 모친이라는 말도 씁니다.
배우자의 부모님은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님을 빼면 어색해지니 이건 구분해 두시면 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르는 말이 관계를 조금씩 바꾼다고 느낍니다. 한동안 아버지라고 불러봤는데 존중하는 느낌은 생기는 대신 어리광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부러 아빠를 유지하는 쪽입니다.
그런데 요즘 더 아쉬운 건 호칭 자체를 쓸 일이 줄었다는 점이에요. 통화하면 어, 응 하다가 끊어서 부를 일이 없더라고요. 어떻게 부르느냐보다 얼마나 부르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