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키스킨에 뚜껑까지 씌워 두셨다니 꼼꼼하시네요. 그런데 하나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소리가 예뻐서 사셨다고 하셨는데, 키스킨이 바로 그 소리를 먹먹하게 만듭니다.
얇은 실리콘 한 겹이 키캡과 손가락 사이에 끼면 도각거리는 맑은 소리가 눌립니다. 아끼려고 씌운 것이 정작 아끼는 이유를 지우는 셈이에요. 그래서 쓰실 때는 벗고 안 쓸 때만 덮개를 씌우시는 쪽을 권합니다.
그리고 먼지의 출처를 보시면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키보드 틈에 쌓이는 건 공중에 떠다니다 앉은 먼지보다 손에서 나오는 각질과 기름, 부스러기가 훨씬 많거든요. 이건 덮개로는 못 막습니다. 쓰는 동안 들어가니까요.
그러니 효과가 제일 큰 건 손입니다. 쓰기 전에 손을 씻는 것, 그리고 키보드 앞에서 과자를 안 먹는 것이요. 시시해 보이지만 반년 뒤 안쪽 상태가 확연히 다릅니다.
안 쓰실 때 세워 두시는 것도 좋습니다. 눕혀 두면 위에서 떨어진 것이 그대로 틈으로 들어가지만 세워 두면 흘러내리거든요. 아크릴 덮개를 쓰신다면 그 위에 씌우시면 되고요.
청소는 반년에 한 번쯤이면 충분합니다. 뒤집어 털고 드라이어 찬바람으로 날린 다음, 남은 것은 젤 형태의 청소 점토로 굴려 붙이시면 깔끔해요. 키캡을 뽑을 수 있는 모델이면 뽑아서 미지근한 물에 씻고 완전히 말려 끼우시면 새것 같아집니다.
사실 소리를 오래 지키는 데는 덮개보다 이 청소가 더 큽니다. 스위치 안에 먼지가 앉으면 그 맑은 소리가 서서히 둔해지거든요. 지금처럼 아끼시면 오래오래 쓰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