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이면 되지 않을까 하고 계실 텐데, 아이폰은 원리가 달라서 안 됩니다. 아이폰 초기화는 데이터를 하나씩 지우는 게 아니라 그 데이터를 풀 수 있는 암호 열쇠만 없애 버리는 방식이에요. 남아 있는 건 열 방법이 없는 뭉치라서 어떤 장비를 갖다 대도 의미 있는 파일이 안 나옵니다. 울트데이터가 실패한 것도 프로그램 탓이 아닙니다.
게다가 열하루 동안 앱을 깔고 사진을 찍으셨으니 그 자리에 새 데이터가 덮이기도 했습니다. 중고나라에서 복구했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초기화가 아니라 잠금 해제이거나 지운 파일을 되살린 경우예요. 초기화된 아이폰을 살려준다며 선입금을 요구하는 곳은 의심하시는 게 맞습니다.
대신 걱정하시는 것 중 하나는 지금 바로 해결됩니다. 이메일 가리기 주소는 폰이 아니라 애플 계정 쪽에 저장돼 있어요. 설정에서 맨 위 본인 이름을 누르고 이메일 가리기로 들어가시면 지금까지 만든 주소가 전부 그대로 있고, 어느 서비스에 쓴 주소인지도 같이 나옵니다. 트위터에 쓰신 그 주소도 거기 있을 겁니다.
사진도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아이클라우드 사진을 켜두셨었다면 초기화와 상관없이 클라우드에 남아 있어요. 컴퓨터로 아이클라우드 사이트에 들어가 사진 항목을 보시고, 최근 삭제된 항목도 꼭 열어보세요. 지운 지 삼십 일 안쪽이면 거기에서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백업입니다. 설정의 아이클라우드 백업 목록에 초기화 이전 날짜로 된 백업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남아 있으면 그 시점으로 통째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다만 백업 복원은 폰을 다시 초기화한 뒤에 하는 거라, 열하루 동안 쌓인 지금 자료를 먼저 따로 저장해 두고 진행하셔야 합니다.
아이패드와 동기화됐다고 하신 것도 단서입니다. 아이패드 사진 앱에 예전 사진이 남아 있을 수 있고, 예전에 컴퓨터에서 아이튠즈나 파인더로 백업을 받아둔 적이 있다면 그 안에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포렌식 업체를 알아보시기 전에 이 네 군데부터 훑어보시는 편이 훨씬 확률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