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상진 한의사입니다.
한약을 복용하실 때 술을 드시면 약효가 크게 떨어질 뿐만 아니라 몸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약은 우리 몸의 오장육부 균형을 맞추고 부족한 기혈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데,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간은 한약의 유효 성분을 흡수하고 대사하기보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먼저 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한약 성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배출되어 보약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됩니다.
특히 한의학적으로 술은 뜨겁고 독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에 불필요한 열과 습기를 만들어냅니다. 보약은 몸의 진액을 채우고 기운을 돋워야 하는데, 술의 열기가 이를 방해하고 혈액순환을 과도하게 급격히 만들어 간과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게다가 현재 고혈압이 있으시고 매일 혈압약을 복용 중이시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압약과 한약, 그리고 술이 동시에 대사되면 간에 강한 피로가 쌓이며, 알코올 자체가 혈압을 불규칙하게 변동시켜 위험할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갈 수밖에 없는 자리라면 정중하게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거절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만약 정말 어쩔 수 없이 한두 잔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일 한약 복용은 건너뛰시는 것이 차라리 간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술자리에서는 물을 최대한 많이 드셔서 알코올을 희석하시고, 다음 날 숙취가 완전히 풀리고 몸이 회복된 후에 한약 복용을 다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보약을 드시는 기간만큼은 몸을 돌보는 귀한 시간인 만큼, 가급적 금주를 유지하셔서 약효를 온전히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