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병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괴도 루팡을 탄생시킨 모리스 르블랑은 원래 순수문학을 쓰던 작가였으나,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자 당시 유행하던 추리소설쪽으로 외도(?)를 하여 괴도 루팡 시리즈를 쓰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점은 코난도일과도 흡사하죠. 코난도일도 셜록홈즈를 잠시 외도격으로 썼는데, 도리어 외도로 쓴 소설들이 더 인기를 끌게 되어, 인기와 돈은 벌었으나 나중엔, 순문학쪽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사람들은 셜록홈즈만을 원했던것처럼, 모리스 르블랑도, 기본적으로는 순문학쪽에서 인정받고 싶었던 사람이었기에, 나중엔 루팡의 굴레에서 벗어나보려 많은 시도를 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셜록홈즈에 대한 국가적 자존심을 따져 루팡을 만들어냈다는건 호사가들의 지어낸 이야기라 보입니다.
그리고 초반에 코난도일의 허락도 없이 자기 소설에 셜록홈즈를 등장시켜 루팡의 인지도를 끌어올린 사람이 무슨 셜록홈즈에 대한 자존심을 따지겠습니까. 지금같으면 저작권때문에 소송 걸릴 일이지만 당시는 이런 국제적 저작권에 대한 규약이 없었기때문에 그냥 넘어갔다지요.
훗날 코난도일이 루팡시리즈에 셜록홈즈를 무단으로 사용하는것에 비난을 하자 셜록홈즈의 앞글자를 살짝 바꿔서 Herlock Sholmes 라는, 지금으로 따지면 패러디 탐정캐릭터를 등장시켰는데, 이건 셜록홈즈를 저격하려 그런것이라기보다, 그냥 논란에 휩싸이기 귀찮아서 그런것으로 보입니다.
진짜 자존심 가지고 싸울생각이 있었다면 욕을 먹더라도 끝까지 셜록홈즈로 갔겠지요.
이정도의 사례들만 봐도, 모리스 르블랑이 셜록홈즈에 대항하는 대항마로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루팡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