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vs 헨델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두 거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음악적 성취만큼이나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가치관이 극명하게 달랐던 인물들입니다. 두 사람의 삶의 궤적을 비교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바흐는 평생을 고향 독일을 떠나지 않고, 교회와 궁정에 헌신하며 철저히 가정적인 삶을 살았으며
두 번의 결혼을 통해 무려 20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그의 자녀들 역시 아버지의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아 매우 뛰어났다고 합니다. 대가족이 모이면 다른 연주자를 초청할 필요도 없이, 가족들만으로도 훌륭한 합주와 연주회가 가능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바흐는 자녀들의 음악 교육을 위해 직접 교재(<안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음악 수첩> 등)를 만들어 줄 만큼 다정하고 헌신적인 아버지였는데 그에게 가정은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자, 고단한 삶을 위로받는 가장 따뜻한 안식처였던 것 같습니다
반면 헨델은 독일을 떠나 이탈리아, 영국 등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화려한 코스모폴리탄이자 성공한 음악 사업가였습니다
헨델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으며, 자신의 사생활이나 연애사에 관한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을 만큼 프라이버시를 꽁꽁 숨겼는데
헨델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프리랜서 작곡가'이자 오페라 극장을 운영하는 '사업가'였습니다. 당시 영국 사교계와 정계는 매우 복잡했고, 자칫 사생활이나 스캔들이 노출되면 후원자들과의 관계나 티켓 판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에 대중의 평판이 곧 수입과 직결되는 구조여서,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사생활을 철저히 관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헨델은 음악 외적으로도 재테크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당시 영국의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주식이나 정부 국채 등에 투자하여 막대한 부를 쌓았고, 예술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엄청난 자산가로 풍족한 삶을 누렸다고 합니다
바흐의 삶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소박하지만 화목한 행복을 나누는 '안정형 삶'의 표본이라면,
헨델의 삶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비즈니스 감각으로 명예와 부를 거머쥔 '성공한 커리어우맨/맨의 도시형 삶'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가 더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처럼 완전히 상반된 두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이 각각 '바흐의 깊고 정교한 종교 음악'과 '헨델의 대중적이고 화려한 극 음악'이라는 위대한 유산으로 승화되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명성과 막대한 부 보다는
화목한 가정에 한 표 던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