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어(커널형)의 장점은 사실상 한 가지 원리에서 거의 전부 파생됩니다. 이어팁이 귓구멍(외이도)을 막아 밀폐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 밀폐 하나가 차음, 저음, 착용감, 노이즈 캔슬링 성능까지 다 바꿔 놓습니다.
첫째는 차음입니다. 이어팁이 외이도를 막으면 바깥 소음이 물리적으로 걸러집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볼륨을 크게 올리지 않아도 음악이 또렷하게 들리는데, 이건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청력 보호와 직결됩니다. 오픈형은 주변 소음을 이기려고 자꾸 볼륨을 올리게 되고 그 상태로 오래 들으면 청력에 무리가 갑니다. 인이어는 같은 체감 음량을 훨씬 낮은 출력으로 얻습니다.
둘째는 저음입니다. 귀와 드라이버 사이가 밀폐되면 공기가 새지 않아 낮은 음이 제대로 실립니다. 반대로 오픈형이나 반오픈형이 저음이 빈약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같은 드라이버를 써도 밀폐가 되느냐 아니냐만으로 저역 차이가 꽤 큽니다.
셋째는 착용 안정성과 크기입니다. 이어팁이 외이도에 걸려 고정되기 때문에 뛰거나 운동할 때도 잘 빠지지 않고, 귓바퀴에 얹는 방식이 아니라 하우징을 작게 만들 수 있어 무게도 가볍습니다.
넷째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입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원리상 저역대 소음을 지우는 데 강하고, 사람 목소리 같은 중고음역은 결국 물리적 밀폐가 담당합니다. 그래서 같은 성능의 칩을 써도 인이어형이 오픈형보다 훨씬 조용하게 느껴집니다.
단점도 같이 알고 계시면 좋습니다. 외부 소리가 잘 안 들려서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탈 때는 위험할 수 있고(그래서 주변 소리 듣기 모드가 붙어 나옵니다), 귓속이 막혀 습해지다 보니 오래 쓰면 외이도염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 자기 목소리나 발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폐색 효과가 사람에 따라 꽤 거슬립니다.
마지막으로 고르실 때 팁을 드리면, 인이어의 성능은 거의 전부 이어팁 사이즈가 결정합니다. 기본으로 끼워져 있는 중간 사이즈를 그냥 쓰지 마시고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 껴 보세요. 착용한 상태에서 말했을 때 자기 목소리가 먹먹하게 울리면 밀폐가 제대로 된 겁니다. 실리콘 대신 메모리폼 재질의 폼팁으로 바꾸면 차음과 저음이 한 단계 더 좋아지고, 하루에 몇 시간씩 쓰신다면 한두 시간마다 잠깐 빼서 귀를 말려 주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