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없어진 건 아닙니다. 오히려 법 때문에 완전히 없앨 수가 없습니다. 공중전화는 보편적 역무라고 해서, 사업성이 없어도 케이티가 일정 수를 유지할 의무를 지고 있거든요.
숫자로 보면 체감하신 게 맞긴 합니다. 이천십년에 십오만 대가 넘던 것이 이천이십년에 삼만 사천 대, 이천이십삼년에는 이만 오천 대 아래로 줄었습니다. 십몇 년 만에 육분의 일로 토막이 난 셈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남겨 두느냐면 통신망이 끊겼을 때를 대비하는 겁니다. 지진이나 정전, 대규모 통신 장애가 나면 휴대폰이 먼저 죽습니다. 공중전화는 전화선을 통해 따로 전기를 받아 동작해서 그럴 때도 살아 있습니다.
긴급 전화가 무료라는 점도 큽니다. 동전이나 카드가 없어도 백열둘과 백열아홉은 그냥 걸립니다. 지갑을 잃어버렸거나 휴대폰이 없는 분에게는 이게 마지막 수단입니다.
요즘 부스는 전화기만 있는 게 아닙니다. 심장 충격기를 넣어 둔 곳도 있고, 현금 인출기나 전기 이륜차 배터리 교환대로 바꾼 곳도 있습니다. 전국 오백여 곳에 배터리 교환 설비가 들어가 있습니다.
운영 주체도 바뀌었습니다. 오래 맡아 온 케이티링커스가 재작년 말 결정으로 케이티서비스남부에 흡수 합병됐습니다. 그래도 유지와 보수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눈에 잘 안 띌 뿐이지 아직 있습니다. 지하철역이나 터미널, 병원 근처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남겨 두는 편이라, 필요하실 때 그쪽부터 찾아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