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아기가 수유 중 엄마의 반응을 학습하고, 그 결과 수유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척 타들어 가실 것 같습니다. 11개월 아기는 인지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라 엄마의 단호한 태도와 분리라는 상황을 아기만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기가 깨무는 행동은 단순히 장난일 수도 있지만, 이가 나면서 잇몸이 간지럽거나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일 때가 많습니다. 엄마께서 시도하신 단호한 대처는 교육적으로는 옳은 방법이지만, 현재 아기에게는 '젖을 먹는 것은 혼나는 상황' 혹은 '엄마와 멀어지는 상황'으로 조건 반사처럼 인식되었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교육보다는 수유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첫째, 당분간 깨무는 행동에 대한 단호한 훈육을 잠시 멈추고 수유 시간을 즐거운 분위기로 바꾸어 보세요. 아기가 젖을 물려고 할 때 웃으며 눈을 맞추고 부드럽게 말을 걸어주어 수유가 혼나는 시간이 아니라 엄마와 교감하는 안전하고 따뜻한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둘째, 수유 전 충분한 잇몸 마사지와 놀이를 활용해 보세요. 아기가 젖을 물기 전에 차가운 치발기나 부드러운 거즈로 잇몸을 충분히 마사지해 주어 간지러움을 해소해 주십시오. 잇몸의 불편함이 사라지면 무는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셋째, 수유 자세를 바꾸거나 환경을 변경해 보세요.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수유하면 아기의 주의가 분산되어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기가 너무 배고파서 예민해지기 전, 컨디션이 좋을 때 짧게라도 자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만약 계속해서 수유 거부가 지속된다면 억지로 물리려 하기보다는 충분히 안아주고 피부를 맞대는 스킨십 시간을 늘려 정서적 안정감을 먼저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엄마 품을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다시 젖을 찾게 될 것입니다.
현재 상황은 아기가 엄마의 감정을 예민하게 파악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엄마께서 상처받으셨을 마음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기와의 관계를 다시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