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의 상황이 정말 답답하실 거 같습니다. 후각 저하가 한 달 이상 지속되니까요. 하지만 좋은 소식은, 현재 "냄새가 아예 안 난다"가 아니라 "50% 정도 난다"는 점입니다. 이건 후각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먼저 후각 손상의 메커니즘입니다. 후각 세포(olfactory receptor cell)가 완전히 죽으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데, 질문자의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죽은 상태라면 "냄새가 난다"는 감각 자체가 없을 텐데, 질문자는 여전히 가까이서 맡으면 냄새를 느낀다고 했거든요. 이건 후각 세포가 기능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신 현재 상황은 이렇게 해석됩니다. 폐렴 이후 축농증으로 인한 비강 염증이 후각 상피(olfactory epithelium)를 자극하거나 부종시켰고, 이게 냄새 분자가 후각 세포에 도달하는 걸 방해하고 있을 가능성입니다. CT에서 "아주 약간의 염증이 남아있다"는 진단이 바로 이것입니다. 또한 항히스타민제나 일부 항생제도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후각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질문자가 "후각 세포가 죽은 건 아닐까" 걱정하시는 건 이해가 되지만, 현재 증거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세포가 죽었다면 회복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후각 상피는 신체에서 재생 속도가 빠른 조직이라서, 세포가 손상되었더라도 새로운 세포가 4주에서 8주 안에 재생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질문자의 경우는 세포 재생보다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우선입니다.
현재 해야 할 일입니다. 첫째, 처방받은 항생제를 정확하게 계속 복용하세요. CT에서 남은 염증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둘째, 비강 세척을 하세요. 생리식염수로 부드럽게 비강을 헹굼으로써 염증 분비물을 제거하고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셋째, 비강 스프레이(생리식염수나 스테로이드 비강스프레이, 의사 지도 하에)를 사용해서 염증을 추가로 가라앉히세요. 넷째,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세요.
회복 타이밍입니다. 축농증으로 인한 후각 저하는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대부분 서서히 회복됩니다. 질문자처럼 현재 50% 정도 회복된 상태라면, 앞으로 2주에서 4주 안에 더 호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건 개인차가 있어서, 80~90% 정도까지만 회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4주 이상 진행이 없거나 악화되면, 이비인후과에서 추가 평가를 받으세요. 후각 기능 검사(olfactory testing)나 재차 영상 검사가 도움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염증을 다루는 게 핵심입니다. 처방받은 항생제와 함께 비강 관리를 꼼꼼히 하면, 후각 회복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 50% 상태에서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