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최초의 생물이 리보자임 형태의 RNA라면

항상 궁금했던게 RNA World 가설에서 리보자임이 최초의 생명체라고 주장하는데 이 리보자임이 존재하려면 어떤 막 같은게 필요할 것 같은데 그냥 리보자임 하나가 띡 하고 있으면 뭐 당시의 원시지구 환경이라면 열에 의해서라도 파괴되고 그럴거 같은데 뭔가 이런 부분들이 이해가 잘 안가네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우선 리보자임은 그 자체로 완전한 생명체라고 확정된 것이 아닌데요, RNA가 단백질 효소처럼 화학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초기 생명에서 RNA가 정보 저장과 촉매 작용을 동시에 담당했을 가능성이 제안된 것입니다. 따라서 RNA World의 핵심은 최초의 생물은 리보자임 하나였다라기보다는, DNA와 단백질이 등장하기 전에 자기복제와 촉매 기능을 수행하는 RNA 중심의 화학적 시스템이 있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깝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막은 필요하지 않았나?라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실제로 생명이 본격적으로 진화하려면 RNA 분자 하나보다는 여러 분자가 공간적으로 함께 모여 있는 구획이 훨씬 유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원시 지구에서는 지방산처럼 비교적 단순한 양친매성 분자가 자연적으로 막 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고, 이런 물질들이 물속에서 서로 모여 원시적인 막 소포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런 원시 세포를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RNA + 여러 유기분자 + 물 + 원시적인 막 → 하나의 작은 구획 같은 형태였을 수 있습니다. 막이 생기면 굉장히 큰 이점이 있는데요, 바깥에 있는 모든 분자가 무작위로 흩어지는 대신 특정 RNA와 화학물질을 좁은 공간에 농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RNA가 다른 RNA의 복제를 도와주는 등의 반응이 일어난다면, 그 RNA들이 같은 구획 안에 계속 함께 존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열에 의해 RNA가 파괴되지 않았을까?라는 문제도 실제로 RNA World 가설의 중요한 난점 중 하나입니다. RNA는 화학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하며 특히 높은 온도에서는 쉽게 분해될 수 있는데요, 따라서 현재 연구에서는 최초의 생명체가 반드시 뜨거운 원시지구 전체에 균일하게 존재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온도와 화학적 환경이 서로 다른 미세환경이 중요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해저 열수분출공 주변의 미세한 광물 구조, 온천의 증발 및 건조 환경, 암석의 미세한 틈 같은 곳에서는 특정 분자들이 농축되고 반응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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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실제 현대 생물학에서도 RNA 혼자서는 세포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현대 과학도 울타리(막)가 필수적이었다고 봅니다.

    원시 지구에서 자연스럽게 합성된 단순한 지방산이 물속에서 스스로 동그란 막 구조를 형성했고, 이 지방산 막 내부로 RNA가 들어가 외부 환경에 보호받는 원시세포가 되었습니다.

    막이 생기기 전에는 점토나 암석의 미세 구멍이 물리적 보호막 역할을 했는데, 점토 표면은 RNA 구성 요소들을 끌어당겨 분해를 막고 복제 반응을 도왔습니다.

    또한 열은 RNA를 파괴하기도 했지만, 이중가닥을 풀어주어 복제 주기를 돌리는 에너지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산 막은 내부 RNA가 증식함에 따라 물리적 자극을 받아 스스로 커지고 나뉘었죠.

    즉, RNA 월드 가설은 RNA 하나가 맨땅에서 살아남았다가 아니라, 지방산 막이나 광물 미세 구멍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RNA가 효소이자 유전물질로 작용했다는 모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과학적으로도 맞는 것이죠.

    좀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RNA 월드 가설은 리보자임 단독 존재가 아닌 다양한 보호 및 격리 메커니즘과 함께 설명되는 가설입니다.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RNA 세계 가설도 리보자임 하나가 곧 최초 생명체였다고 단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짧은 RNA와 유사 분자들이 생성 분해를 반복하다 일부가 자기 복제나 촉매 기능을 가졌을 가능성도 제시합니다. 이후 지방산 같은 분자가 자연스럽게 소포막을 만들고 RNA를 내부에 가두면서 원시세포 형태로 발전했을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막 없이 노출된RNA의 불안정성은 실제로 RNA 세계가설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연구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