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번개가 지재그인 건 공기가 균일하지 않아서예요. 전기가 흐르려면 먼저 공기가 절연을 잃고 전기 통하는 길로 바뀌어야 하는데, 공기는 곳곳의 온도와 습도, 먼지 농도, 이온 밀도가 조금씩 달라요. 어떤 지점은 뚫기 쉽고 어떤 지점은 어려운 거죠. 번개는 매 순간 바로 앞에서 가장 뚫기 쉬운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요.
진행 방식도 한 번에 내리꽂는 게 아니에요. 구름에서 먼저 계단형 선도라는 약한 전하 다발이 50미터쯤 뻗고 멈췄다가, 다시 다음 방향을 골라 뻗기를 반복해요. 이 과정이 초당 수만 번 일어나는데, 한 구간을 나아갈 때마다 방향을 새로 정하니 꺾인 선이 쌓여 지그재그가 돼요. 갈라지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어느 지점에서 비슷하게 뚫기 쉬운 방향이 둘 이상이면 양쪽으로 동시에 뻗어나가요.
직선으로 안 가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번개 입장에서는 전체 경로를 미리 알 수 없어요. 앞을 내다보고 최단 거리를 계산하는 게 아니라 눈앞의 저항이 가장 낮은 쪽으로 더듬어 가는 거예요. 물이 산비탈을 내려갈 때 직선으로 안 가고 지형을 따라 구불구불 흐르는 것과 같아요.
이 선도가 땅에 닿는 순간 열린 통로를 따라 엄청난 전류가 한꺼번에 역방향으로 치솟는데, 우리가 보는 밝은 섬광이 그 순간이에요. 이미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니 번개가 그 모양으로 보이는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