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부분이 보인다고 다 상한 건 아닙니다. 수박 속 노란 자리는 대개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아직 붉게 물들지 못한 덜 익은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이 단단하게 굳어버린 자리예요. 둘 다 맛은 덜하지만 몸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따로 있고 생김새가 확실히 다릅니다.
왜 생기냐면 수박이 고르게 익지 못해서입니다. 자라는 동안 물과 온도가 들쭉날쭉하면 안쪽까지 색소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데, 한여름에 폭염과 소나기가 번갈아 오면 특히 잘 생깁니다. 트럭에서 파는 수박은 회전이 빨라 조금 이르게 딴 것이 섞이기도 하고요.
단단하게 굳은 노란 덩어리는 조직이 나무처럼 뻣뻣해진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아삭한 맛도 단맛도 없어서 씹는 느낌만 이상한데, 그 부분만 도려내고 나머지를 드시면 됩니다.
진짜 버리셔야 하는 신호는 이런 것들입니다. 칼을 넣었을 때 뭉개질 만큼 무르거나, 씨 주변이 물러 있거나, 색이 갈색이나 회색으로 어둡거나, 진물이 배어나오거나 만졌을 때 미끈한 경우입니다. 냄새로도 알 수 있는데 시큼하거나 톡 쏘는 알싸함이 느껴지면 이미 안에서 발효가 시작된 상태라 드시면 안 됩니다.
괜찮은 부분을 드실 거면 보관을 서두르세요. 자른 수박은 자른 면부터 물러지니 랩만 씌우는 것보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이삼 일 안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실온에 오래 두면 겉이 멀쩡해 보여도 안에서 먼저 상합니다.
다음에 고르실 때 쓰실 만한 요령도 하나 남깁니다. 두드려서 소리로 판단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바닥에 닿아 있던 자국이 진한 노란색인 것이 햇빛을 충분히 받고 제때 딴 수박입니다. 그리고 트럭에서 사실 때는 반으로 잘라 속을 보여달라고 하시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