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김이나 신발 상자에 들어있는 실리카겔이 습기를 제거하는 원리는 무엇인가요?

김이나 신발 상자에 들어있는 실리카겔이 습기를 제거하는 데요, 다공성 구조에 의한 넓은 표면적과 표면의 히드록시기가 물 분자와 형성하는 수소 결합 및 물리적 흡착 관점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실리카겔이 습기를 빨아들이는 원리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들과 그 표면에 형성된 화학적 친밀감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실리카겔은 육안으로는 매끄러운 알갱이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마치 스펀지처럼 수많은 나노 단위의 구멍들이 뚫려 있는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멍들 덕분에 실리카겔 알갱이 하나의 내부 면적을 모두 펼치면 축구장 절반 정도에 맞먹을 만큼 엄청나게 넓은 표면적이 확보됩니다. 이렇게 넓은 공간은 주변의 수증기 분자들이 달라붙을 수 있는 거대한 정거장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기 중의 수분은 모세관 현상에 의해 이 좁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물리적 흡착이 일어납니다.

    ​단순히 구멍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실리카겔의 표면에는 화학적으로 물과 매우 잘 결합하는 히드록시기(-OH)가 빽빽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수증기 분자가 실리카겔 표면에 닿으면, 물 분자의 수소 원자와 실리카겔 표면의 산소 원자 사이에 강력한 정전기적 끌림인 수소 결합이 형성됩니다. 마치 강력한 자석이 쇠붙이를 잡아당기듯, 표면의 히드록시기가 지나가는 수증기를 꽉 붙잡아두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실리카겔은 다공성 구조를 통해 물 분자가 들어올 수 있는 방대한 자리를 마련하고, 그 자리에 앉은 물 분자들을 히드록시기를 이용한 수소 결합으로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으로 습기를 제거합니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구멍 속에 물을 가두고 화학적으로 붙잡아두는 이중 장치 덕분에 신발이나 김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분홍색으로 변한 실리카겔을 가열하면 다시 파란색으로 돌아오며 재사용이 가능한 것도 열에너지가 이 수소 결합을 끊어 물 분자를 떼어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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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실리카겔은 화학적으로는 이산화규소 기반의 고체이며 수많은 미세한 기공을 가진 다공성 구조이기 때문에, 단위 질량당 표면적이 수백 m²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큽니다. 이처럼 넓은 표면적은 공기 중의 물 분자가 접촉할 수 있는 자리를 극대화하여, 습기를 효과적으로 붙잡을 수 있습니다. 우선 실리카겔의 기공 내부 표면에는 반데르발스 힘과 같은 약한 분자 간 인력이 작용하는데요, 공기 중의 수증기 분자가 이 기공 안으로 들어오면, 표면과의 약한 인력에 의해 붙잡히게 됩니다. 이는 액체로 변하는 응축과는 달리 기체 상태의 물 분자가 고체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인데요, 다공성 구조 덕분에 이러한 흡착이 매우 많은 위치에서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실리카겔 표면에는 실라놀기라고 히드록시기가 존재하는데, 이 –OH는 극성을 띠므로 극성 분자인 물과 쉽게 상호작용합니다. 물 분자의 수소 원자 또는 산소 원자는 이 히드록시기와 수소 결합을 형성하면서 표면에 더욱 안정적으로 붙게 되며, 단순한 물리적 인력보다 강해 물 분자를 효과적으로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