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계홍 의사입니다.
생리 예정일과 비슷한 시기에 평소와 완전히 다른 양상의 출혈이 발생하여 무척 당황스럽고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양이 적고 색깔이 밝으며 덩어리가 묽게 나오는 등의 증상은 기존에 겪으셨던 부정출혈의 양상과 유사하여 더 불안하실 텐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생리 기간과 겹쳐서 부정출혈이 나타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현상입니다.
우리가 흔히 겪는 정상적인 생리는 약 2주 전에 일어난 배란을 바탕으로 두꺼워졌던 자궁 내막이 호르몬 감소에 따라 전체적으로 탈락하며 배출되는 과정입니다. 반면 부정출혈은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무배란성 자궁 출혈이거나 호르몬 불균형, 혹은 자궁 내막의 국소적인 원인 등으로 인해 내막이 불안정하게 무너지면서 발생합니다. 예정일보다 이틀 늦게 시작된 이번 출혈은 정상적인 생리 주기 조절 호르몬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교란되어 나타난 호르몬성 부정출혈이거나, 배란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무배란성 월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혈액이 자궁 내에 고여있지 않고 바로 배출되면 검붉은 색이 아닌 밝은 선홍색을 띠게 되며, 생리혈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거나 정상적인 생리통이 동반되지 않는 것도 부정출혈에서 흔히 관찰되는 특징입니다.
출혈이 언제 멈출지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에 의한 출혈이라면 보통 대다수의 부정출혈처럼 수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양이 줄어들며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소변을 볼 때 피가 확 쏟아지거나 오버나이트 패드를 가득 채울 정도로 양이 일시적으로 많아지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자궁 내막이 불규칙하게 다량으로 탈락하고 있는 상태일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예정일 근처의 비정상적인 출혈은 드물게 착상혈이나 초기 임신 관련 출혈일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혹시 모를 상황을 배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임신 테스트기 검사를 확인해 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신 가능성이 없고 출혈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오히려 양이 더 늘어난다면 장기적인 실혈로 인한 빈혈이나 다른 자궁 질환의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과거에도 부정출혈 경험이 있으셨던 만큼 스트레스, 피로 누적, 체중 변화 등으로 인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 축의 호르몬 조절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었을 확률이 높으므로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출혈이 멈추지 않고 길어지거나 하복부 통증이 새로 동반된다면,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산부인과에 방문하셔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내막의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지혈 치료나 호르몬 조절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빠른 해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