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철의 부식을 막는 기술은 수분과 산소의 접촉을 막거나 전자의 이동을 조절하는 화학적 원리를 이용하며,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물리적인 장벽을 세우는 피막 형성 방법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페인트칠이나 기름칠, 혹은 다른 금속을 입히는 도금이 이에 해당합니다. 철 표면을 감싸 부식의 원인인 산소와 수분이 철 원자와 만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원리입니다. 다만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생겨 철이 노출되면 그 틈으로 다시 녹이 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철 대신 다른 금속을 희생시키는 희생양극법입니다. 철보다 전자를 더 쉽게 내놓는 아연이나 마그네슘 같은 금속을 철 구조물에 붙여두는 방식입니다. 이 상태에서 수분과 산소를 만나면 아연이 철보다 먼저 전자를 내놓으며 스스로 부식됩니다. 아연이 대신 산화되는 동안 철은 전자를 지킬 수 있어 녹슬지 않으므로, 대형 선박이나 지하 가스관의 부식을 막을 때 널리 쓰입니다.
세 번째는 철의 성질을 바꾸는 합금 방법으로, 대표적인 예가 스테인리스강입니다. 철에 크롬을 섞으면 크롬이 산소와 먼저 반응하여 표면에 아주 얇고 투명한 크롬 산화물 보호막을 만듭니다. 이 막은 구조가 매우 치밀하여 외부의 수분이 내부의 철로 파고들지 못하게 완벽히 차단합니다. 특히 표면에 상처가 나더라도 크롬이 공기 중의 산소와 다시 결합해 보호막을 스스로 복구하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방청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