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공기가 깨끗해질 것 같은데 의외로 미세먼지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죠. 비가 오는데도 미세먼지가 나쁜 이유는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우선 비의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세정 효과를 보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려야 해요. 보통 시간당 10mm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져야 유의미하게 먼지가 줄어드는데, 보슬비처럼 적게 내리는 비는 오히려 공기 중의 습도만 높여서 먼지 입자가 습기를 머금고 공기 중에 무겁게 머무르게 만들기도 해요.
두 번째로는 대기 정체 현상 때문이에요. 비가 올 때는 보통 바람이 약하거나 기압 배치가 미세먼지를 가두는 형태가 되기 쉬워요. 특히 따뜻한 공기가 위를 덮고 있는 역전층이 형성되면 먼지가 위로 확산되지 못하고 지표면 근처에 계속 쌓이게 되는데, 이럴 때는 비가 와도 오염 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 있게 돼요.마지막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양이 씻겨 내려가는 양보다 많을 때도 수치는 떨어지지 않아요. 비구름과 함께 외부의 오염 물질이 계속해서 흘러들어오는 상황이라면 비가 먼지를 씻어내는 속도가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거죠.
결국 비가 온다고 해서 무조건 공기가 맑아지는 건 아니고, 비의 강도나 바람의 방향 같은 기상 조건이 함께 맞아떨어져야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