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저혈압이 있다고 하셨지만, 말씀하신 증상은 그것과는 다른 기전입니다. 앉았다 일어날 때가 아니라 서있는 상태에서 고개나 몸을 돌릴 때 어지럽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패턴에서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것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입니다. 귀 안쪽 반고리관에 있어야 할 작은 칼슘 결정(이석)이 떨어져 나와 내림프액의 흐름을 교란하면서 머리 위치가 바뀔 때마다 짧은 어지럼이 발생합니다. 10대에서도 충분히 생길 수 있고, 특별한 선행 원인 없이도 나타납니다. 어지럼이 수초에서 1분 이내로 짧게 끝나고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돌릴 때 반복된다면 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외에 전정신경염(vestibular neuritis)이나 내이 문제도 감별 대상이며, 드물게 경추 문제로 인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자연 회복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이비인후과 방문을 권장합니다. BPPV라면 이석 정복술(Epley maneuver)이라는 간단한 도수 치료로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어지럼과 함께 한쪽 귀의 청력 저하, 이명, 심한 구토, 또는 팔다리 저림이 동반된다면 더 신속히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