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 위인데 왜 중국과 미국에서는 약하냐는 게 모순처럼 보이지만, 그 이십이 퍼센트가 어디서 만들어진 숫자인지를 보면 자연스럽게 풀립니다. 삼성의 점유율은 인도와 동남아, 중남미, 유럽, 중동에서 골고루 나옵니다. 어느 한 시장을 지배해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시장에 빠짐없이 있어서 얻은 일 위예요.
중국은 약세라는 말로는 좀 부족합니다. 한때 십구 퍼센트로 일 위였는데 지금은 일 퍼센트에도 못 미치고 상위 다섯 개 브랜드 안에도 들지 못합니다. 점유율이 낮은 게 아니라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에 가깝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파는 곳에 있습니다. 중국은 대도시 대형 매장이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수천 개 동네 휴대폰 가게에서 물량이 나오는 구조예요.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는 그 골목까지 매장과 판매 장려금을 깔아뒀는데 외국 브랜드가 거기에 발을 붙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제품 쪽도 불리합니다. 중국에서 팔리는 물량의 대부분이 중가대인데 그 구간은 현지 업체들이 같은 값에 더 좋은 화면과 배터리를 넣어 내놓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구글 서비스가 막혀 있어서, 삼성이 다른 안드로이드폰 대비 내세울 수 있는 구글 연동이라는 강점 자체가 통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여기서는 애플의 묶임이 워낙 단단해요. 문자와 파일 전송이 애플끼리만 매끄럽게 되고 시계와 이어폰까지 엮여 있어서, 기기 하나를 바꾸는 게 아니라 친구 관계와 집안 기기를 통째로 갈아야 하는 일이 됩니다. 다만 미국에서 삼성이 이 위 자리는 확고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폴더블로 판을 뒤집을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냉정하게 답하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폴더블은 아직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일점오 퍼센트 수준입니다. 이 정도 규모로는 중국이나 미국의 전체 점유율 숫자를 의미 있게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폴더블은 삼성이 파는 팔백 달러 이상 고가 제품 가운데 십육 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대수는 적어도 이익률과 브랜드 인식에서는 확실한 몫을 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폴더블은 점유율 회복 카드라기보다 수익성과 기술 주도권을 지키는 카드로 보시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