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지혜로운사자35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얼굴은 쉽게 기억하면서도 이름은 가끔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뇌는 얼굴과 이름을 왜 서로 다르게 저장하는 걸까요??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얼굴은 쉽게 기억하면서도 이름은 가끔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뇌는 얼굴과 이름을 왜 서로 다르게 저장하는 걸까요??
5개의 답변이 있어요!
뇌가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는 방식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각 정보인 얼굴과 언어 정보인 이름이 서로 다른 신경 회로와 뇌 영역에서 처리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진화 과정에서 생존과 직결된 시각적 형태 분석을 담당하는 방상회 등의 영역을 정교하게 발달시켜 얼굴 전체의 특징을 통째로 인식하지만, 이름은 아무런 형태적 개연성이나 시각적 연결고리가 없는 추상적인 언어 기호에 불과하여 관자엽에 독립된 단어로 따로 저장됩니다. 따라서 시각 정보는 풍부한 연상 맥락과 함께 매우 견고하게 장기 기억으로 남는 반면, 정체성과 인과관계가 없는 단순 언어 데이터인 이름은 뇌의 검색 경로가 상대적으로 단절되기 쉬워 회상하는 과정에서 지연이나 재현 실패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사람의 얼굴과 이름은 뇌에서 처리하고 저장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얼굴은 시각 정보로 반복적으로 접하며 형태 자체가 강하게 기억되지만, 이름은 임의의 단어를 얼굴 정보와 연결해야 해 기억이 약하게 저장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기억일 수록 이름처럼 단순한 정보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녕하세요, 지혜로운사자35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라도 얼굴은 바로 떠오르는데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 현상은 뇌의 결함이나 건망증 때문이 아니라, 시각 정보와 언어 정보(고유명사)를 다루는 뇌의 저장 방식과 인지 경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학적 현상이랍니다.
뇌는 얼굴을 이미지, 표정, 감정, 맥락이 어우러진 풍부한 데이터망으로 저장하지만, 이름은 어떠한 감각적 이미지도 없는 단순한 언어 기호로 취급하기 때문에 인출 속도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 풍부한 시각 정보와 뇌의 얼굴 전용 처리 회로
인간의 뇌에는 얼굴 인식을 전담하는 특수한 영역인 방상회(Fusiform Face Area, FFA)라는 조직이 측두엽 아래쪽에 따로 존재해요. 얼굴은 눈, 코, 입의 비율, 이목구비의 입체적 형태, 특유의 표정, 피부 톤 등 수많은 시각 데이터가 한 번에 입력되는데요. 여기에 친구와 함께했던 추억, 감정(해마와 편도체 연동)까지 입체적으로 결합되어 뇌 신경망 속에 거대하고 촘촘한 연결 고리를 만듭니다. 따라서 친구의 얼굴을 보는 순간 뇌 전체의 시각과 감정 네트워크가 동시에 활성화되면서 누구인지 즉각적으로 알아채게 되는 것이랍니다.
■ 의미망이 텅 빈 고유명사의 특징과 베이커 베이커 역설
반면에 사람의 이름은 시각적 형태나 냄새, 감각적 이미지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무색무취의 고유명사 데이터입니다. 인지심리학의 유명한 연구인 베이커-베이커 역설(Baker-baker paradox)이 이를 명확히 설명해 주고 있는데요. 똑같은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한 그룹에는 이 사람의 직업이 제빵사(baker)라고 알려주고, 다른 그룹에는 이 사람의 성씨가 베이커(Baker)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며칠 뒤 사진을 보여주자 제빵사라고 들은 그룹은 직업을 쉽게 기억해 냈지만, 성씨가 베이커라고 들은 그룹은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제빵사는 빵 냄새, 앞치마, 따뜻한 오븐 같은 풍부한 상상과 연결 고리(의미망)를 만드는 반면, 이름으로서의 베이커는 아무런 감각적 단서가 없는 빈 껍데기 단어이기 때문인 것이지요. 이처럼 이름은 뇌 속에서 다른 정보들과 연결된 줄기가 약해 단기적으로 떠올리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답니다.
■ 인지 처리 방식인 재인과 인출의 생리적 차이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는 눈앞의 대상을 이미 보았던 것인지 알아보는 재인(Recognition) 작용과, 머릿속 저장소에서 필요한 단어를 직접 꺼내는 인출(Recall) 작용이 있는데요. 친구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익숙한 패턴을 즉시 확인하는 재인 과정이므로 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고 에너지가 적게 듭니다. 하지만 친구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뇌 속의 방대한 언어 지적 자산 중에서 해당 인물과 1대 1로 매칭된 고유 단어를 찾아내는 인출 과정입니다. 이 인출 과정은 뇌의 컨디션이나 긴장도, 신경 전달의 일시적인 지체에 의해 가끔 막히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아는 얼굴인데 이름만 혀끝에서 맴돌고 나오지 않는 설단 현상이 일어나거든요.
정리하자면,
뇌는 친구의 얼굴을 방상회와 감정 기관을 동원하여 촘촘한 시각 네트워크로 정밀하게 저장하는 반면, 이름은 감각적 맥락이 없는 독립된 언어 데이터로 저장하므로, 얼굴을 바로 알아보는 재인 능력에 비해 저장된 단어를 뇌 밖으로 끌어올리는 인출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자주 차단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랍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뇌가 얼굴과 이름을 하나의 정보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로 처리하고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얼굴은 시각적 정보이므로 주로 시각 피질과 얼굴 인식에 특화된 영역을 통해 비교적 자동적이고 빠르게 인식되지만, 이름은 언어 정보이기 때문에 언어 처리 영역과 기억을 담당하는 여러 뇌 회로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사람의 이름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처럼 의미가 풍부한 정보가 아니라, 특정 사람을 가리키는 임의적인 단어인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친구의 얼굴과 목소리, 성격은 잘 떠오르는데 이름이 순간적으로 생각나지 않는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이 현상을 설단 현상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는 이름을 완전히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활성화되어 있지만 이름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과정이 일시적으로 막힌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얼굴도 알고 어디서 만났는지도 아는데 이름이 뭐였지?라는 상황이 생깁니다. 특히 사람 이름은 일반적인 단어보다 이런 현상이 더 잘 나타나는데요, 예를 들어서 사과라는 단어는 과일이라는 의미와 다양한 경험이 연결되어 있지만, 민수라는 이름은 그 사람을 가리키는 고유한 표지에 가까워서 기억을 끌어낼 단서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상현 전문가입니다.
얼굴은 시각정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뇌 영역에 반복적으로 강하게 저장되는반면에 이름은 거의 의미가 없는 임의의 언어정보이기때문에 언어-기억회로를 거쳐야하므로 더 쉽게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 본 사람의 얼굴은 즉시 알아봐도 이름만 순간적으로 기억이 나지않는 현상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