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주신 양상만 보면 하치조신경 손상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치조신경과 그 말단인 이신경은 주로 아랫입술, 턱, 잇몸, 치아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입니다. 손상되면 보통 아랫입술·턱의 저림, 감각저하, 이상감각, 화끈거림 같은 증상이 중심입니다. 사랑니 발치 후 하치조신경 손상은 보고될 수 있지만, 핵심 증상은 감각 이상입니다.
반대로 “입꼬리 움직임”은 안면신경이 지배하는 표정근 기능에 더 가깝습니다. 다만 사랑니 발치로 안면신경이 직접 손상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치과 치료 중 안면마비가 생기는 경우도 대개 국소마취 직후 즉시 나타나는 일시적 마비로 보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월 말 발치 이후 4개월 이상 말할 때만 비대칭이 남아 있고, 웃거나 “이” 할 때는 정상이라는 점은 전형적인 안면신경마비 양상과도 조금 다릅니다.
지금 양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제 미세한 안면신경 가지 기능 저하가 말할 때만 도드라지는 경우입니다. 특히 하악연가지 또는 협부가지 기능이 미세하게 떨어지면 입술 움직임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둘째, 발치 후 통증·부기·씹는 습관 변화 때문에 말할 때 입 주변 근육 사용 패턴이 바뀐 경우입니다. 셋째, 신경 손상보다는 턱관절, 교합 변화, 근육 긴장, 발음 습관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입니다.
“웃을 때는 양쪽 입꼬리가 정상적으로 올라간다”는 점은 완전한 안면마비 가능성을 낮춥니다. 물이 새지 않고, 눈 감김·이마 주름·볼 부풀리기·입술 오므리기가 정상이라면 중증 안면신경마비 가능성도 낮습니다. 그래도 4개월 이상 지속되었다면 단순히 더 기다리기보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맞습니다.
진료과는 우선 발치한 병원 또는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발치 부위, 턱관절, 교합, 하치조신경·설신경 감각검사를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감각 증상이 전혀 없고 실제 표정근 움직임 문제가 의심된다면 신경과 또는 이비인후과 안면신경 클리닉 쪽 평가가 더 적절합니다. 필요하면 안면신경 진찰,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검사, 드물게 뇌 자기공명영상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진료 전에는 영상을 찍어가세요. 정면에서 말하는 모습, “이” 하고 웃는 모습, 입술 오므리기, 볼에 바람 넣기, 휘파람 부는 동작, 아랫입술을 아래로 내리는 동작을 각각 10초 정도 찍으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사랑니 발치 전후 파노라마나 치과 CT, 발치기록도 있으면 같이 가져가면 좋습니다.
바로 진료가 필요한 신호는 갑자기 한쪽 얼굴이 처짐, 말이 어눌해짐, 한쪽 팔·다리 힘 빠짐, 심한 두통, 복시, 삼킴장애, 침 흘림, 눈이 잘 안 감김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치과 문제가 아니라 신경학적 응급으로 봐야 합니다.
현재 증상은 하치조신경 손상보다는 안면신경 가지 문제 또는 입 주변 근육·발음 패턴 변화 가능성이 더 큽니다. 발치와 시간적으로 연관은 있어 보이지만, 전형적인 사랑니 발치 신경손상 양상은 아닙니다. 구강악안면외과에서 1차 확인 후, 실제 표정근 비대칭이 확인되면 신경과나 이비인후과 안면신경 평가로 넘어가는 흐름이 가장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