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무지개는 공기 중에 떠 있는 수많은 물방울 하나하나가 작은 프리즘처럼 작용해서 만들어지는 현상이에요. 비가 갓 그친 직후에 무지개가 잘 보이는 건 공중에 물방울이 충분히 떠 있으면서 동시에 햇빛이 비치는 조건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원리를 풀어보면 빛이 물방울 안에서 세 단계를 거쳐요. 먼저 햇빛이 물방울에 들어갈 때 꺾여요. 빛은 공기에서 물처럼 다른 물질로 들어갈 때 속도가 달라지면서 진행 방향이 휘어지는데, 이걸 굴절이라고 해요. 그다음 물방울 안으로 들어간 빛이 물방울 뒤쪽 안쪽 벽에 부딪혀 거울처럼 반사돼요. 마지막으로 반사된 빛이 물방울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한 번 꺾여요. 들어갈 때 굴절, 안에서 반사, 나올 때 굴절, 이 세 단계를 거치면서 빛의 방향이 크게 휘어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여기서 색이 갈라지는 게 무지개의 핵심이에요. 햇빛은 하얗게 보이지만 사실 여러 색의 빛이 섞여 있어요. 그런데 색마다 굴절되는 정도가 조금씩 달라요. 파장이 짧은 보라색 계열은 많이 꺾이고 파장이 긴 빨간색 계열은 덜 꺾이거든요. 그래서 물방울을 통과하면서 섞여 있던 색들이 서로 다른 각도로 갈라져 부채처럼 펼쳐져요. 백색광이 무지갯빛 띠로 분리되는 거예요. 이걸 분산이라고 불러요.
무지개가 항상 둥근 활 모양인 것도 이유가 있어요. 빛이 물방울에서 꺾여 나오는 각도가 색마다 정해져 있는데, 빨간색은 약 42도, 보라색은 약 40도 방향으로 우리 눈에 들어와요. 이 각도 조건을 만족하는 물방울들이 하늘에서 원호를 그리며 늘어서기 때문에 무지개가 활처럼 휘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빨간색이 바깥쪽, 보라색이 안쪽에 오는 순서로 늘 똑같이 나타난답니다.
무지개를 보려면 해를 등지고 서야 한다는 것도 이 원리에서 나와요. 빛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돼 되돌아 나오는 거라, 태양이 내 뒤에 있고 물방울이 내 앞에 있어야 그 빛이 눈에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비 온 직후 해가 낮게 뜬 아침이나 저녁에 해를 등지고 보면 무지개가 더 크고 선명하게 보인답니다.
가끔 무지개 바깥에 흐릿한 무지개가 하나 더 보이는 쌍무지개도 있어요. 이건 물방울 안에서 빛이 두 번 반사된 경우인데, 반사가 한 번 더 일어나면서 색 순서가 반대로 뒤집혀 나타나요. 안쪽 무지개와 색깔이 거꾸로인 게 그 증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