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 한 사람의 타락과 무능'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당시 백제가 처했던 국제 정세와 내부적인 한계가 훨씬 더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백제의 멸망은 의자왕 한 사람의 부패 때문이라기보다는, 집권 후반기 독재로 인한 내부 분열 (정치적 한계)과 나당연합군의 파격적인 서해 횡단 기습 작전 (군사적 패배), 그리고 고구려·왜와의 연대가 긴밀하지 못해 초래된 외교적 고립이 맞물린 결과였습니다. 황산벌 전투 이후 사비성이 너무 빨리 무너지면서 '허망한 한순간의 멸망'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백제인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그 뒤로도 3년 동안 처절한 피를 흘리며 저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