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려면 반응물이 충돌하여 결합을 깨뜨릴 수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가져야 하는데, 이를 활성화 에너지라고 합니다. 이 에너지는 반응이 넘어야 할 고개와 같아서, 활성화 에너지가 클수록 반응 속도는 느려집니다. 효소는 반응물과 결합하여 이 활성화 에너지 고개를 낮추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장벽이 낮아지면 체온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도 장벽을 넘어 반응할 수 있는 분자의 수가 많아지므로 생체 내 반응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집니다. 이때 반응 전후의 전체적인 에너지 변화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실제 생체 내에서 효소가 작용하는 과정은 기질과의 결합으로 시작됩니다. 효소에는 활성 부위라는 정교한 입체적 홈이 있어, 구조가 딱 맞아떨어지는 특정 기질과 결합해 효소·기질 복합체를 형성합니다. 결합이 이루어지면 효소는 기질의 화학 결합을 느슨하게 비틀거나 불안정하게 만들어 반응에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를 낮춥니다. 덕분에 기질은 신속하게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생성물로 변환되고, 구조가 바뀐 생성물은 효소의 활성 부위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기질을 분리해 낸 효소는 반응 과정에서 자신은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비어 있는 활성 부위에 새로운 기질이 들어오면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며, 이러한 재사용성 덕분에 적은 양으로도 수많은 대사 작용을 효율적으로 지속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