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여전히유연한코요테
도대체 저 어떻게 하면 바뀔 수 있을까요?
어릴 때는 자존감이 높았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다 보니 점점 자존감이 낮아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단순히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돌아보면 회피하는 사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못할 것 같고, 실패할 것 같고, 나 자신에게 실망할 것 같아서 먼저 피하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면 그런 제 모습이 싫어지고, 그게 다시 자존감을 낮추는 것 같아요. 마치 제 인생의 주인공인 저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 같아요..
항상 이런 심리적인 부분을 이겨내려고 노력은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제 생각을 깊게 들여다보면 결국 끝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사람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저에게 질문을 하면 자연스럽게 대답하기보다 먼저 “이 사람은 왜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지?“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단순히 질문 자체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 저에게 해가 되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제가 손해를 보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질문을 받으면 편하게 대답하기보다 빈틈없이 완벽하게 대답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낍니다. 혹시라도 실수하거나 약점을 보이면 안 될 것 같고, 상대에게 저에 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주는 것도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저 자신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더 어렵습니다. 솔직하게 말하기보다 상대가 듣기 좋은 방향으로 짜깁기해서 대답하거나, 아예 대답을 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져서인지,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저 자신을 숨기고 살아서인지 이제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대답하기보다 “왜?“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정작 대답은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저도 이런 제 모습이 답답합니다. 생각 없이 시원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됩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난 뒤에 제가 말을 잘못한 것 같거나 상대방이 저를 안 좋게 생각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 상황이 계속 머릿속에 남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몇 시간, 며칠씩 떠올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혼자 있을 때는 그때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짧게 소리를 지르거나 의미 없는 말을 툭 내뱉을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끊어내려는 행동처럼 느껴집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가끔 욱해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의식적으로 참고 억누르는 편입니다.
몇 년 동안 우울증으로 은둔하며 지낸 영향인지, 아니면 저도 미처 알지 못했던 심리가 오랜 시간 반복되며 습관이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신과를 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하면 의사 선생님께 제 상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고, 설명하는 것 자체에도 이상한 거부감이 듭니다. 만약 제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빨리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계속 미루게 됩니다.
심지어 병원에서 작성하는 설문지도 어렵습니다. 제 생각이 자주 바뀌다 보니 이 선택지가 정말 지금의 저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답을 체크하면서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이런 저 자신이 싫고, 또 그런 자신을 싫어하는 제 모습도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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