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균요 도자기의 오묘한 푸른빛은 인위적인 물감이나 안료를 섞어서 만든 색이 아닙니다. 이는 유약이 고온에서 녹았다가 식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인 액상 상분리 덕분입니다. 가마 안에서 뜨겁게 달궈진 유약은 하나로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성분이 분리되면서 유리질 바탕 속에 실리카 성분이 미세한 구슬 형태로 맺히게 됩니다.
이 미세한 입자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서 가시광선의 파장과 비슷한 크기를 가집니다. 태양빛이 유약 층을 통과하다가 이 실리카 입자들에 부딪히면, 파장이 짧은 푸른색 빛이 사방으로 강하게 흩어지는 산란 현상이 일어납니다. 마치 맑은 날 하늘이 파랗게 보이거나 안개 낀 숲속에서 빛줄기가 보이는 틴들 현상과 같은 원리입니다.
여기에 유약에 포함된 미량의 철 성분이 환원 과정을 거치며 푸른 기운을 더하고, 미세한 입자들이 빛을 불규칙하게 반사하여 우유처럼 뽀얀 유백색 효과를 냅니다. 결국 균요의 푸른색은 화학적인 칠이 아니라, 유약 내부의 무기 구조가 빛과 반응하여 만들어낸 빛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색은 세월이 흘러 안료가 바래는 것과 달리 그 신비로운 색감을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