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성훈 내과 전문의입니다.
탈색과 염색은 모발의 구조적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손상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모발의 가장 바깥쪽은 큐티클이라는 단단한 비늘 형태의 세포가 겹겹이 쌓여 내부의 수분과 단백질을 보호하고 있는데, 염색약은 알칼리 성분으로 큐티클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기존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고 인공 색소를 집어넣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발 내부의 단백질과 수분이 손실되어 건조함과 푸석함이 생깁니다.
탈색은 멜라닌 색소를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훨씬 강한 알칼리제와 과산화수소(표백제)를 사용합니다. 큐티클을 완전히 들뜨게 만들고 모발 내부의 결합(시스틴 결합 등)을 끊어버리기 때문에, 탈색은 염색보다 모발 손상도가 수십 배 이상 큽니다. 머리카락이 고무줄처럼 늘어나거나 뚝뚝 끊어지는 현상은 대부분 탈색으로 인해 내부 단백질 구조가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탈색이나 염색으로 손상된 모발에 짧은 간격으로 다시 약제를 바르면 모발이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리거나 심하게 끊어집니다. 특히 전체 탈색은 최소 몇 주의 휴지기를 가져야 합니다.
색을 더 밝게 빼거나 빠르게 염색하기 위해 권장 시간보다 오래 방치하거나 강한 산화제를 쓰면 모발의 생명력을 완전히 잃게 되며, 모발 손상뿐만 아니라 염색약의 화학 성분은 두피에 심한 자극이나 알레르기(접촉성 피부염)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두피가 가렵거나 따가운데도 억지로 참으며 시술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염색·탈색 직후에는 모발이 가장 예민하고 약해져 있는데, 고데기나 매직기의 높은 열(180도 이상)을 가하면 모발 내부의 단백질이 순식간에 타버려 영구적인 손상을 입게 됩니다.
새로운 염색약을 쓰거나 오랜만에 염색을 할 때는 시술 48시간 전에 팔 안쪽이나 귀 뒤에 약을 동전 크기만큼 바르고 알레르기 반응(가려움, 붉어짐)이 생기는지 꼭 확인하도록 하고, 셀프 시술보다는 미용실에서 시술할 때 CMC나 앰플 같은 모발 보호제를 섞어서 진행하거나 전후 처리 클리닉을 받으면 단백질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염색과 탈색 후의 모발은 알칼리성으로 변해 큐티클이 열려 있는 상태이므로, 약산성 샴푸를 사용하여 모발의 pH 밸런스를 빠르게 맞춰주어야 색 빠짐이 줄어들고 손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술 후에는 일반 린스보다는 단백질 트리트먼트를 사용하여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고, 머리를 말릴 때도 가급적 드라이어의 찬바람이나 미지근한 바람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