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항체 백신, 형질세포 백신은 왜 없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중 생긴 질문 몇개를 묻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신속 항원 검사 키트에는 코로나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가 달려있다고 하는데 그 항체를 바로 몸 속에 집어 넣으면 항원항체반응으로 바이러스를 많이 없앨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왜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고 부작용 까지 여러가지였던 것인가요??
에이즈 환자는 보조 T림프구가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이니 이 사람들을 위한 백신은 무슨 백신을 사용하나요?
형질세포나 항체를 이용한 백신을 만든다면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겠지만 당장 병을 고치는 것이 목적인 사람에게는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런 백신은 없나요??
4개의 답변이 있어요!
반갑습니다, 야르르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생명과학을 공부하면서 교과서에 나오는 면역학 개념들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외우거나 암호처럼 외우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의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과 연결 지어 깊이 있는 의문을 품은 점이 인상적으로 보이는군요. 고등학교 2학년 수준에서 이 궁금증들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도록, 능동면역과 수동면역의 차이, 그리고 바이러스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나씩 짚어서 답변 드리겠습니다.1. 항체 백신이나 형질세포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요?
직관적으로 먼저 말씀드리면, 항체를 몸에 직접 넣어주는 방식은 백신이 아니라 치료제라는 이름으로 이미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예방 목적의 백신으로 부르거나 상시 사용하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결정적인 생물학적 한계가 존재해요.
첫째, 기억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아 지속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백신의 진정한 목적은 약화된 항원을 몸에 넣어주어 우리 몸의 면역계가 스스로 싸우게 만들고, 그 결과로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기억 B 림프구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능동면역'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반면에, 외부에서 만든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인 '수동면역'은 당장 체내의 바이러스를 잡을 수는 있지만, 우리 몸의 면역계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억 세포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단백질 성분인 항체는 체내에 들어가면 보통 몇 주(일반적으로 IgG 항체의 반감기는 약 3주 내외) 안에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사라져요. 평생 감염을 막으려면 몇 주마다 비싼 항체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하므로 예방용 백신으로는 부적합하지요.
둘째, 면역 거부 반응과 기술적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체를 계속 찍어내는 공장인 형질세포를 직접 주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형질세포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순간, 세포 표면의 주요 조직 적합성 복합체(MHC) 분자 차이로 인해 우리 몸의 세포 독성 T 림프구와 자연살해세포에게 심각한 공격을 받아 즉시 파괴되어 버립니다. 일종의 장기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또한 형질세포는 이미 분화가 끝나 수명이 길지 않은 세포이기 때문에 체내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아 항체를 만들어내지 못하거든요.
2. 코로나 백신 개발의 장기화와 부작용의 원인은요?
신속 항원 검사 키트처럼 항체를 뚝딱 만들어서 주사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코로나 백신은 그렇게 오래 걸리고 부작용이 많았을까요? 키트에 들어가는 항체는 인공적으로 합성하거나 동물에게서 추출하여 유리기판 위에 붙여놓은 것이에요. 이것을 살아있는 우리 인간의 복잡한 혈액과 장기 내부에 주입하여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랍니다. 백신을 만들 때는 항원의 유전 정보(mRNA)나 단백질 조각이 체내에서 적절한 수준의 면역 반응만 유도하도록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면역계가 과도하게 흥분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 근육통, 발열, 심한 경우 심근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수만 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1, 2, 3상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므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일정한 물리적 시간이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것이지요. 실제 코로나 치료를 위해 코로나 완치자의 피에서 항체만 모은 항체 치료제(단클론 항체)가 개발되어 실무에 쓰이기도 했었지만,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를 일으키면 기존 항체가 당연히 무용지물이 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대량 예방용으로는 백신을 능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3. 에이즈 환자와 보조 T 림프구 파괴에 따른 백신 사용의 한계
에이즈(AIDS)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는 질문자님의 지적대로 우리 몸의 면역 지휘관인 보조 T 림프구를 표적으로 삼아 감염시키고 파괴합니다. 이 때문에 에이즈 환자를 위한 HIV 예방 백신 개발은 현재까지도 전 세계 바이오 의학계의 가장 거대한 난제 중 하나인 것이지요. 일반적인 백신은 보조 T 림프구가 살아있어서 B 림프구를 형질세포로 분화하도록 도와준다는 전제하에 작동합니다. 하지만 지휘관인 보조 T 림프구가 이미 감염되어 제 기능을 못 하거나 숫자가 기준치(혈액 마이크로리터당 200개 미만) 이하로 떨어진 에이즈 환자들에게는 일반적인 백신을 투여해도 면역 반응 자체가 제대로 유도되지 않습니다. 특히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킨 생백신의 경우, 면역력이 바닥난 환자의 몸속에서 오히려 바이러스가 증식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투여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어요. 따라서 현재 에이즈 환자들은 백신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보조 T 림프구의 숫자를 유지시키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평생 받으며 일반적인 인플루엔자(독감)나 폐렴구균 같은 다른 질병의 예방을 위해 독성이 없는 사백신이나 단백질 분획 백신만을 제한적으로 접종받고 있습니다.
4. [당장 병을 고치기 위한 실무적인 대안] '항체 치료제'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당장 병을 고치기 위해 항체를 이용하는 방식은 의학계에서 항체 치료제 혹은 독소 중화 혈청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명적인 독사에 물렸을 때는 우리 몸이 항체를 만들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으므로, 말이나 양에게 뱀독을 소량 주사해 만든 항체(혈청)를 환자에게 즉시 주사하여 독을 중화시킵니다. 파상풍균에 감염되었을 때 맞는 파상풍 면역글로불린 주사 역시 동일한 원리이지요. 이처럼 급성 감염이나 독소 노출 상황에서는 형질세포나 항체를 직접 활용하는 수동면역 기법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핵심 실무 기술로 적극 활용되고 있답니다.
정리하자면,
항체나 형질세포를 이용한 백신이 없는 이유는 외부 항체가 체내에서 금방 분해되어 면역 기억 세포를 남기지 못하고 타인의 형질세포는 면역 거부 반응으로 즉시 파괴되기 때문이며, 에이즈 환자는 면역계의 지휘관인 보조 T 림프구가 파괴되어 백신의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사백신 위주로 다른 질병만 예방하고 HIV 자체는 항바이러스제로 조절하며, 다만 질문하신 당장의 치료 목적으로는 독사 해독제나 파상풍 혈청처럼 외부에서 정제된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항체 치료제 방식이 의료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이랍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야르르님이 말씀하신 방식은 항체 치료제로 이미 존재하고, 나름 환자 체내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이 상당히 큰데, 항체는 몸속에서 금방 분해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스스로 항체 만드는 법을 배우게 하는 백신의 예방 효과는 내지 못합니다.
게다가 항체 치료제는 제작 공정이 복잡하고 비싸서 수십억 명에게 맞히는 백신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백신은 펜데믹으로 인해 초고속으로 개발되다 보니 안정성 검증 기간이 짧았고, 면역 유도 과정에서 몸살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또 에이즈 바이러스(HIV)는 면역 사령탑인 보조 T림프구를 직접 파괴하고 변이가 너무 빨라 아직 백신이 없는 것입니다. 대신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강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여 만성질환처럼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긴 합니다.
또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를 직접 주사하면 남의 세포로 인식해서 강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항체만 넣어주는 수동 면역 방식은 뱀독 해독제나 파상풍 치료처럼 긴급한 상황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항체 주사는 당장 환자를 고치는 훌륭한 치료제이지만, 장기적인 백신의 역할은 안전성과 비용 면에서 불가능하죠.
안녕하세요. 항체 백신이나 형질세포 백신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은 백신이 아니라 면역치료로 이미 사용되고 있습니다. 백신의 목적은 우리 몸이 스스로 항체와 기억세포를 만들도록 훈련시키는 것인데요, 반면 항체를 몸에 직접 넣는 것은 몸이 항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항체를 공급받는 것이므로 백신이 아니라 수동면역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하는 단클론 항체 치료제가 실제로 사용되었는데요, 이 항체들은 바이러스에 바로 붙어 감염을 막거나 중화시키지만, 항체는 혈액 속에서 수주에서 수개월 정도 지나면 분해되므로 효과가 오래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방 백신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형질세포를 몸에 넣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형질세포는 골수와 같은 특정 환경에서 살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형질세포를 넣으면 면역계가 외부 세포로 인식하여 제거할 가능성이 크며, 자기 형질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 다시 주입하는 기술도 매우 복잡하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에이즈의 경우에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가 바로 보조 T림프구를 공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백신 개발이 매우 어렵습니다. 게다가 HIV는 돌연변이가 매우 빠르고, 몸속에 숨어 지내는 능력이 뛰어나 면역계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데요, 따라서 현재는 예방 백신보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가 표준입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항체를 직접 넣는 치료는 실제로 있습니다 .이를 단클론 항체 , 수동면역이라 하며, 즉시 효과는 가능하지만 몇 주~ 몇달 뒤 사라지고 변이에 약하며 생산비가 큽니다. 그래서 장기 예방은 기억B/T 세포를 만드는 백신이 유리합니다. 형질세포 자체는 생착, 거부반응 암화 위험때문에 일반 백신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HIV 예방백신은 아직 없고, 치료는 주로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