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왜 전도체도 절연체도 아닌 중간적 성질을 갖나요?

실리콘 같은 반도체 물질이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성질을 갖는다고 배우는데, 이런 애매한 전기적 성질이 왜 오히려 전자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김재훈 전문가입니다.

    반도체는 원자 간 결합이 견고하여 평소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절연체처럼 행동하지만 열이나 에너지를 가하거나 불순물을 첨가하면 전자 이동이 원활해져 전도체처럼 변하는 고유의 원자 구조를 가집니다 전자산업에서 이 애매함이 핵심이 된 이유는 외부 자극을 통해 전기 흐름을 켜고 끌 수 있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완전한 전도체라면 전류를 통제할 수 없고 절연체라면 신호를 보낼 수 없지만 반도체는 제어 가능한 유연성을 가져 디지털 0과 1의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결국 이 가변적인 성질 덕분에 미세한 제어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는 집적회로와 현대의 모든 전자 기기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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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박재화 박사입니다.

    반도체는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도체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 정도의 에너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반도체 하면 실리콘이 떠오를텐데, 실리콘에서는 전자가 이동하려면 일정한 에너지를 받아 전도 가능한 상태로 올라가야 해서 평소에는 전류가 많이 흐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 빛, 전압을 가해주거나 또는 불순물을 아주 조금 첨가한다면 전자와 정공의 수가 크게 변하면서 전도성을 조절할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전기가 흐르는 정도를 외부에서 정밀하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반도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켜고 끄면서 0과 1을 표현하고, 증폭이나 연산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반도체라는 것은 어중간해서 유용한 것이 아니라, 전도성을 원하는데로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핵심 소재가 된 것 입니다.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느냐는 원자에 묶인 전자가 자유로워지는 데 에너지가 얼마나 드느냐로 정해져요. 금속은 이 에너지가 거의 0이라 전자가 늘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절연체는 이 문턱이 너무 높아 전자가 좀처럼 풀려나지 못해요. 실리콘은 이 문턱이 딱 중간 높이예요. 상온에서는 전자 대부분이 묶여 있어 전기가 잘 안 통하지만, 열이나 빛, 전압으로 살짝만 밀어주면 문턱을 넘어 전기가 흐르기 시작해요. 애매한 게 아니라 조절 가능한 상태인 거예요.

    전자산업이 이 성질에 주목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금속은 항상 켜져 있고 절연체는 항상 꺼져 있어서 스위치가 될 수 없어요. 반도체는 외부 조건에 따라 켜지고 꺼지니, 전기 신호로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부품을 만들 수 있어요. 여기에 불순물을 극소량 섞어 전자가 남는 재료와 전자 자리가 비는 재료를 만들면 원하는 방향으로만 전류를 흘리거나 아주 작은 신호로 큰 전류를 조절하는 트랜지스터가 완성돼요. 수도꼭지처럼 밸브를 열고 닫는 부품이 반도체로 처음 가능해진 거죠.

    여기에 실리콘이 특별히 유리한 점이 겹쳤어요. 지각에 산소 다음으로 흔한 원소라 재료가 싸고, 표면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산화막이 훌륭한 절연체라 회로를 층층이 쌓기 좋아요. 그래서 이 스위치를 손톱만 한 칩에 수백억 개 새겨 넣는 게 가능해졌고, 그게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예요. 반도체가 핵심 소재가 된 건 성질이 어중간해서가 아니라 그 어중간함을 우리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