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색 안 한 어두운 머리에 셀프염색이면 사실 제품보다 색을 고르는 기준이 먼저예요. 어두운 모발은 염색약이 기존 색소를 살짝만 걷어내고 그 위에 색을 얹는 수준이라, 사진처럼 밝게 나오는 건 애초에 어렵거든요.
그래서 검정 말고 아무 색이나 색이 보였으면 하시는 거라면 붉은 기가 섞인 계열이 가장 확실합니다. 와인, 체리브라운, 버건디, 오렌지브라운 같은 것들이요. 붉은 색소는 어두운 바탕에서도 햇빛이나 조명을 받을 때 색이 비쳐 보여요. 반대로 애쉬그레이나 밀크브라운, 블루블랙처럼 재가 섞인 색은 실내에서는 그냥 검은 머리랑 구분이 안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은 올리브영 기준으로 미쟝센 헬로버블 같은 거품형이 초보분한테 제일 쉽습니다. 흔들어서 거품을 낸 다음 샴푸하듯 문지르면 돼서 뒷머리 얼룩이 훨씬 덜 남아요. 이지엔도 비슷한데 크림 타입은 손이 좀 가는 대신 발색이 진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리엔이나 세븐에이트 같은 건 새치 커버 쪽에 가까워서 색을 즐기려는 목적이면 덜 맞습니다.
실전 팁도 몇 개 적어둘게요. 염색 전날 머리를 감고 당일에는 감지 마세요. 두피 유분이 자극을 막아줍니다. 어깨 아래 길이면 한 통으로는 거의 모자라니 두 통 사시는 게 낫고요. 바를 때는 뒷목과 귀 뒤가 제일 얼룩지니까 뒤에서부터 바르고 앞머리를 마지막에 하세요. 방치 시간을 늘린다고 더 밝아지지는 않고 손상만 커집니다. 염색 후 이틀 정도는 찬물로 헹구면 색 빠짐이 확실히 줄어요.
그리고 귀찮아도 팔 안쪽 패치테스트는 한 번 해보시길 권합니다. 두피가 뒤집어지면 회복하는 데 몇 주씩 걸려서요. 원하시는 색 톤이 대충 정해지면 그에 맞춰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