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립 커피를 내릴 때 원두 위에 처음 물을 부었을 때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은 '블루밍'이라고 하며, 이는 실제로 추출 품질과 맛에 꽤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커피 원두 내부에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커피 생두를 로스팅하면 내부 온도가 180~230℃ 이상 올라가면서 당, 단백질, 지방, 유기산 등이 복잡한 열분해와 메일라드 반응을 거치면서 다량의 CO₂가 생성됩니다. 하지만 로스팅 직후 원두 내부에는 이 가스가 미세한 다공성 구조 안에 갇혀 있다가 이후 며칠~수주에 걸쳐 조금씩 외부로 빠져나오는데, 신선한 원두일수록 내부에 아직 가스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처음 부으면 물이 원두 입자 안으로 침투하면서 내부 압력이 바뀌고, 갇혀 있던 CO₂가 빠르게 방출되며, 이 과정에서 분쇄된 커피층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바로 블루밍입니다.
이때 가스는 실제 추출 메커니즘 자체에 영향을 주는데요, 신선한 원두에 CO₂가 많이 남아 있으면, 물을 바로 많이 부었을 때 일부 입자 표면에서 가스가 물을 밀어내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물이 커피 입자 내부로 균일하게 침투하지 못하고 일부 채널만 따라 내려가는 채널링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반면에 오래된 원두는 이미 CO₂가 상당히 빠져나간 상태인 경우가 많아서 블루밍이 약하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실제로 향 손실뿐 아니라 추출 동역학 자체도 달라집니다. 또한 CO₂가 적은 원두는 물이 상대적으로 쉽게 침투하는데요, 추출이 더 잘될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동시에 산화도 함께 진행되어 지질이나 방향 성분들이 산화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신선한 향, 꽃향, 과일향 같은 휘발성 화합물은 줄고, 종이 맛, 평평한 맛, 산패된 느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