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뿌리는 깜깜한 땅속에서 자라는데도 어떻게 아래쪽으로만 정확하게 파고들어가며 물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화분에 심은 식물의 씨앗이 싹을 틔울 때 줄기는 위쪽을 향해서 햇빛이 있는 곳으로 자라나고, 뿌리는 반대로 중력의 방향을 거스르지 않고 깜깜한 지하 깊은 곳을 향해 아래로 곧게 뻗어 나가잖아요. 식물이 눈이나 뇌가 따로 없는데도 중력의 방향과 수분이 있는 위치를 어떻게 귀신같이 감지하고 자라는 방향을 조절하는지 생장 호르몬의 비밀이 궁금합니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식물의 뿌리가 깜깜한 땅속에서도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은 식물의 각 세포와 조직에 중력, 빛, 수분, 접촉, 온도와 같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게 성장 방향을 바꾸는 여러 종류의 센서와 신호 전달 체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특히 뿌리가 아래쪽으로 자라는 현상에는 중력 감지와 옥신이라는 식물호르몬의 재분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뿌리가 중력을 감지하는 과정부터 보면, 뿌리 끝부분에는 중력감지세포라고 부르는 특수한 세포들이 있는데요, 이 세포 안에는 전분으로 가득 찬 작은 소기관인 전분체가 들어 있는데,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쪽으로 가라앉습니다. 식물은 이 전분체의 위치 변화를 이용해 사실상 어느 쪽이 아래인가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사람처럼 귀 안에 평형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포 안에서 무거운 구조물이 중력 방향에 따라 이동하는 것을 일종의 중력 센서로 활용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중력을 감지했다고 해서 뿌리가 바로 아래쪽으로 휘어지는 것은 아닌데요, 여기서 옥신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옥신은 식물의 세포 신장과 성장 방향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식물호르몬인데, 뿌리가 기울어지면 중력에 의해 옥신이 뿌리의 아래쪽으로 재분배됩니다. 이때 뿌리에서는 옥신 농도가 높아지면 세포의 신장이 오히려 억제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따라서 아래쪽에 있는 뿌리 세포는 덜 늘어나고 위쪽 세포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면서 뿌리 끝이 아래쪽으로 휘게 됩니다. 이것을 양의 중력굴성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줄기는 비슷한 옥신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용하는데요, 줄기에서는 옥신이 많이 모이는 쪽의 세포가 더 많이 신장하기 때문에, 기울어진 줄기에서는 위쪽으로 휘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뿌리는 중력 방향으로, 줄기는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자라게 됩니다. 같은 호르몬이지만 조직에 따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만 뿌리가 항상 물이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찾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뿌리가 아래쪽으로 자라는 가장 강력한 기본 방향성은 중력에 의한 것이고, 수분이나 양분 등의 환경 신호가 여기에 추가로 영향을 미치며, 실제 토양에서는 중력, 수분, 양분, 토양의 단단함, 장애물 등 여러 정보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뿌리는 그때그때 성장 방향을 조절합니다. 그래서 뿌리가 항상 지구 중심을 향해 완벽하게 직선으로 내려가는 것도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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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뿌리는 눈이 없어도 중력과 수분의 방향을 감지합니다. 뿌리 끝 세포에는 녹말이 든 아밀로플라스트가 중력 방향으로 가라앉아 신호를 만들고, 옥신 분포가 달라지면서 아래쪽으로 굽어 자랍니다. 또 수분이 많은 쪽의 신호를 감지해 뿌리 성장 방향을 조절하는 굴수성도 나타납니다. 중요한점은 뿌리가 물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중력,수분,신호에 따라 세포 성장 속도를 다르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