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쭉 덕질을 하고 지낸 아이돌 팬인데요.
정말 나중에 두가지를 분명 느끼게 됩니다.
첫번째는 열정을 다해 덕질하면서 느꼇던 다양한 추억입니다. 덕질하면서 많은 사람들과도 알고 지냈고, 서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면서 좋아하는 아이돌을 위해 열심히 무언가 노력하면서 편지도 써주고, 선물도 준비하면서, 애틋한 마음을 간직하던때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도 아련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두번째는 시간이 지난 후에 오는 현타입니다. 수많은 앨범과 잡지와 팬클럽용품과 콘서트용품과 포토카드들과 그 밖에 여러가지 용품들을 재판매하려고해도 거의 사는 사람이 없고요. 그냥 버리자니 아깝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이돌 이벤트에 당첨되서 친필싸인 받은 아이템도 있어요. 그런거 다 합치면 거의 라면박스로 4박스 넘게 아이돌 용품들이 방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제 아르바이트하고 회사다니고 연인과 사귀고 결혼하고 아이낳아서 키워야하는 수많은 사람들한테는, 이런 아이돌 용품들이 쓸모가 없어요. 연인한테 선물해줘봤자 버리기만 하고, 아이낳아서 선물해줘봤자 전혀 쓸모 없고요.
아이돌 덕질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음악을 들으면서도 그때에는 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에 그만큼 돈을 써야 하죠. 단지 팬카페에 접속해서 편지만 매일 쓴다고 해봤자 누가 잘 알아주지도 않더라고요. 저는 운이 좋게 직접 만나서 싸인도 받았지만, 그거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소중하다면 소중하겠지만 지금은 당장 월급 받아서 생활해야하고 저축해야하고 취직해서 부모님 노후 챙겨드려야하고, 컴퓨터 고장나면 수리비 마련해야하고, 친구들은 다 결혼해서 해외여행도 다녀왔다고 자랑하는데, 남들 해외여행 몇번갈때 한번은 가봐야하지 않겠냐하면서 돈 300만원 모아서 일본 홋카이도라도 다녀와봐야하나 생각도 들고요.
나보다 어린 사람이 최신형 휴대폰으로 바꾸고, 최신형 자동차 구매하고, 나보다 영어도 잘해, 일본어도 잘해, 주식과 암호화폐를 하면서도 돈을 잘 버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줄아는거 없이 아이돌 덕질만 하면서, 아이돌 생일이나 외우고 있으면 가족과 친척과 친구들과 지인들은 전혀 알아주지 않지요.
그냥 나 혼자만의 만족인거에요.
혼자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드라마 정주행하면서 [아. 너무 감동적이다.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 라고 느끼는건, 혼자만의 감수성을 키우거나, 연예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는것뿐이죠.
아이돌 노래 듣는것도 좋아서 듣는건 상관 없어요. 멜론 24시간 켜놓고 스밍하면서 아이돌 순위 올려줘야 하는거에 신경쓰고, 스트레스받고, 돈 결제하고. 나중에 다 추억이긴 하더라고요.
즉, 너무 깊게 빠지면서 시간과 돈을, 자신이 해야하는 일+자신이 할수 있는일에 비해 더 많이 쏟아내지만 않으면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