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입맛은 어떻게 형성되는 건가요?

예를들어 고수같은 경우에, 고수를 맛 없게 느끼는 유전자랑 맛있게 느끼는 유전자가 있고,

둘 중에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고수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된다고 본 것 같아요

일단 이 내용이 사실인가요?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다른 모든 식재료나 음식에 이 논리가 적용되는 건가요?

입맛 형성에 있어서 유전자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요?

입맛 형성에 있어서 유전자랑 (노출 빈도나 접하는 음식의 조화 같은) 나중에 영향을 주는 것들의 비율이 어느 정도로 되나요?

취향도 입맛이 형성되는 요인이나 흐름하고 비슷한가요?

만약에 유전자가 서로 거의 일치하는 쌍둥이들에게 항상 똑같은 음식만 준다면 음식 취향이 같아질 확률이 큰가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수에 대한 것은 과학적 사실이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음식 취향을 유전자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음식 취향은 타고난 유전자가 30~40%, 후천적인 경험이 60~70% 정도의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 말씀하신 고수에서 비누 맛을 느끼거나 오이에서 극심한 쓴맛을 느끼는 것은 특정 후각 및 미각 수용체 유전자 때문이 맞지만, 이는 일부에 국한됩니다. 대부분의 복합적인 요리는 단 하나의 유전자로 결정되지 않으며, 유전자는 감각의 예민도만 정해줄 뿐이죠.

    결국 나머지 입맛은 태아 시절 어머니의 식단이나 반복적인 노출, 음식에 얽힌 기억과 분위기 같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게 됩니다.

    그래서 만약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에게 평생 같은 음식만 준다면 기본 감각이 같아 취향이 비슷해질 확률은 매우 높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리적인 반발이나 음식을 먹을 당시 기분 같은 미세한 경험 차이로 인해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 안녕하세요, 불가사리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먼저, 궁금해하시는 입맛과 취향의 형성 원리에 대해 유전학과 행동과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학창시절 생물/생명과학 시간에 배웠던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떠올려 보시면 더욱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고수 유전자에 대한 소문은 사실인가요?

    ​네,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랍니다.

    인간의 11번 염색체에는 오르7에이5(OR7A5)라는 후각 수용체 유전자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고수에 포함된 알데하이드라는 화학 성분을 맡았을 때 비누나 세제 냄새로 인식하게 됩니다.

    ​반면에, 이 변이가 없는 사람들은 고수에서 신선한 허브 향을 느끼기 때문에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유전적 차이 때문에 같은 음식을 먹어도 뇌에서 받아들이는 신호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2. 다른 모든 식재료에도 이 논리가 적용되나요?

    ​모든 식재료에 고수처럼 단 하나의 유전자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식재료가 유전적 수용체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쓴맛을 느끼는 타스2알38(TAS2R38) 유전자인데요.

    이 유전자의 유형에 따라 브로콜리나 양배추, 자몽, 커피 등에서 남들보다 수십 배 강한 쓴맛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들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요리는 수많은 식재료와 양념이 섞여 있기 때문에 단 하나의 유전자만으로는 음식 전체의 호불호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3. ​입맛 형성에 있어서 유전자와 후천적 요인의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관련 학계의 수많은 쌍둥이 연구와 통계 자료를 종합해보면, 유전적인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서 40% 정도이며, 나머지 60%에서 70%는 후천적인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연구되어 있는데요.

    ​생후 초기나 아동기에는 유전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 새로운 음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푸드 네오포비아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음식을 자주 접했는가에 따라 입맛은 계속해서 변하게 된답니다.

    4. 후천적 요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전자를 이겨내는 후천적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1) 첫째는 노출 빈도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단순 노출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싫어하는 음식이라도 조리법을 바꾸어 최소 8번에서 15번 이상 지속적으로 맛을 보면 뇌가 이를 안전한 음식으로 인식하여 점차 좋아하게 됩니다.

    ​2) 둘째는 문화적 환경과 긍정적 기억입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행복한 분위기에서 먹었던 음식이나, 자국의 독특한 식문화는 뇌에 강력한 보상 체계를 만듭니다. 어릴 때 고수를 비누 맛으로 느꼈던 사람도, 베트남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즐거운 경험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고수를 찾아서 먹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5. 음식 취향과 일반적인 취향의 형성 흐름은 비슷한가요?

    ​매우 비슷합니다. 음악, 패션, 도서 같은 개인의 취향 역시 유전적 기질과 후천적 경험이 결합되어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소리에 민감하거나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은 유전적으로 타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어떤 옷을 즐겨 입는지는 본인이 자라온 환경, 유행, 주변 친구들과의 유대감, 그리고 개인적인 성공 경험 등에 의해 완성됩니다.

    즉, 타고난 유전적 도화지 위에 환경이라는 붓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과 같은 것이지요.

    6. 일란성 쌍둥이에게 똑같은 음식만 주면 취향이 같아질까요?

    ​유전자가 완전히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에게 완전히 동일한 식단을 제공한다면, 초기에는 음식 취향이 같아질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랍니다. 기본적으로 맛을 느끼는 감각 기관의 예민도가 똑같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완벽하게 똑같은 취향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은 음식을 먹을 때 단순히 맛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기분, 신체 컨디션,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한 주변 상황 등 미세한 복합적인 환경적 자극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똑같은 음식을 먹다가 우연히 체했거나 급하게 먹어 기분이 나빴던 경험이 한 번이라도 생긴다면, 그때부터 두 쌍둥이의 음식 취향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유전과 식단이 같아도 개개인의 심리적 경험 차이로 인해 취향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요.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