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말씀대로 저도 권하지 않습니다만,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티비는 웬만하면 고장 안 난다고 하신 그 말씀이 맞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이 제품의 위험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쪽에 있습니다. 화면은 멀쩡한데 못 쓰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먼저 확인하실 건 지상파입니다. 북미용 티비는 우리나라 방송 주파수와 채널 정보가 달라서 안테나를 꽂아 지상파를 직접 받아 보려 하면 제대로 안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톱박스나 케이블을 연결해 보실 거라면 상관없지만, 안테나로 보실 계획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면 이건 치명적입니다.
두 번째가 진짜 문제인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입니다. 판매처에서 우리나라용으로 조정했다는 건 티비 안의 지역 설정을 손봤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티비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으면 알아서 업데이트를 받습니다. 그 업데이트가 들어오는 순간 손봐둔 설정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이 있습니다. 화면이 영어로 바뀌거나, 심하면 먹통이 되어 다시 손을 봐야 합니다.
이때 산 곳에 다시 보내야 하는데, 몇 년 뒤에도 그 업체가 남아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삼성 서비스센터는 전국 어디에나 있고 십 년 뒤에도 있지만, 소규모 수입업체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앱입니다. 티비 안의 지역이 미국으로 잡혀 있으면 웨이브나 티빙, 쿠팡플레이 같은 국내 서비스 앱이 목록에 아예 안 뜨거나 설치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대개 되지만 국내 서비스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전압도 한번 물어보세요. 북미는 백이십 볼트를 쓰는데 요즘 제품은 대부분 양쪽 다 되는 방식이라 괜찮지만 아닌 것도 있습니다. 변압기를 따로 쓰셔야 한다면 번거롭고 전기도 더 먹습니다.
반대로 이런 경우라면 괜찮습니다. 셋톱박스로만 보시고 앱은 크롬캐스트나 파이어티비 같은 작은 기기를 따로 꽂아 쓰실 생각이시라면, 티비를 그냥 화면으로만 쓰시는 셈이라 위험이 확 줄어듭니다.
다만 삼십에서 사십만 원 차이 때문이라면 다른 길도 보세요. 정품 중에서도 작년 모델이나 전시품, 리퍼 제품을 찾으시면 비슷하게 아끼면서 정식 서비스는 그대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티비는 십 년 가까이 쓰는 물건이라 그쪽이 마음이 훨씬 편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