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타는 이유부터 말씀드리면 불을 줄이는 타이밍이 늦어서예요. 가스 압력솥은 추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기준인데, 그때부터 센 불을 그대로 두면 안에 있는 물이 급하게 증발하면서 바닥 쌀부터 눌어붙습니다. 추가 흔들리고 김이 세게 나오기 시작하면 바로 약불로 내리고, 그 상태로 5분에서 7분만 두면 됩니다. 이 5분을 넘기면 누룽지가 되고, 10분을 넘기면 탑니다.
물 양은 전기밥솥보다 확실히 적게 잡으셔야 해요. 전기밥솥은 뚜껑 틈으로 김이 계속 빠져나가서 물을 넉넉히 넣도록 눈금이 돼 있는데, 가스 압력솥은 밀폐돼서 물이 거의 안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쌀을 30분 이상 불렸다면 쌀과 물을 1대1 부피로, 안 불렸다면 1대1.1 정도로 잡으시면 돼요. 손등 마디로 재는 방법은 압력솥에서는 물이 많아지기 쉬우니 계량컵으로 재는 게 실패가 적습니다. 처음 두어 번은 조금 되게 나오는 쪽으로 잡고 다음에 물을 조금씩 늘리는 게 태우는 것보다 낫습니다.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쌀을 씻어 30분 불리고 물을 잡은 뒤 뚜껑을 잠그고 센 불에 올립니다. 추가 흔들리고 김이 쉭쉭 나오면 약불로 줄여 5분에서 7분. 그리고 불을 완전히 끄고 10분 정도 그대로 둡니다. 이 뜸이 밥맛의 절반이에요. 압력이 저절로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바닥부터 뒤집어 섞어주면 끝입니다. 불 끄고 바로 추를 젖혀 김을 빼면 밥이 질어지고 바닥이 마르니 그건 급할 때만 하세요.
바닥이 두꺼운 솥과 얇은 솥도 다르게 다뤄야 해요. 얇은 알루미늄 솥은 열이 바로 바닥에 몰려서 약불 시간을 4분에서 5분으로 짧게 잡고, 두꺼운 스텐 솥은 6분에서 7분 정도가 맞습니다. 가스 화구가 솥 바닥보다 작으면 가운데만 타니 큰 화구를 쓰시고, 그래도 바닥이 자꾸 타면 불 위에 얇은 무쇠판이나 열 분산판을 하나 깔면 확실히 나아집니다.
아침처럼 시간이 없을 때는 전날 저녁에 쌀을 씻어 물을 맞춰 솥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 두세요. 아침에 바로 불에 올리면 불리는 시간이 빠지고, 센 불 5분에 약불 5분, 뜸 10분으로 20분이면 됩니다. 전기밥솥 취사보다 오히려 빠르고 밥맛은 훨씬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