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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컵에 아세톤을 부으면 순식간에 부피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스티로폼이 대부분 공기로 이루어진 발포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세톤을 부으면 얇은 벽을 이루는 폴리스티렌이 아세톤에 쉽게 팽윤, 용해됩니다. 스티로폼은 발포 폴리스티렌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제조 과정에서 폴리스티렌 수지를 팽창시켜 수많은 미세 기포를 만들고, 그 기포들이 서로 붙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컵 부피의 대부분은 빈 공간, 즉 공기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 폴리스티렌 고체는 얇은 막과 벽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이때 아세톤을 넣으면 폴리스티렌 사슬과 아세톤 분자가 강하게 상호작용하는데요, 폴리스티렌은 방향족 고리를 가진 비교적 비극성 고분자이고, 아세톤은 극성 비양성자성 용매로서 유기 고분자를 잘 팽윤시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때 아세톤 분자가 폴리스티렌 내부로 침투하면 고분자 사슬 사이 간격을 벌리고, 사슬끼리 잡아주던 반데르발스 힘을 약화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고분자 네트워크가 부드러워지면서 팽윤 후 용해가 진행됩니다.
이때 기포 벽이 무너지면 내부에 갇혀 있던 공기가 빠져나오는데요, 스티로폼 부피의 대부분이 공기였기 때문에, 공기가 빠져나가는 순간 눈으로 보기에는 컵 전체가 작아지며, 남는 것은 공기를 제외한 소량의 실제 폴리스티렌 질량뿐이라 끈적한 덩어리나 점성 액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녹는점 용융과는 차이가 있는데요, 열로 녹는 것이 아니라 용매에 의한 고분자 사슬 분산이다보니 가열하지 않아도 빠르게 진행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