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린은 페트롤라툼(petrolatum) 성분으로, 피부 표면에 막을 형성해서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폐쇄 보습제(occlusive)입니다. 이 성분은 분자 구조 자체가 피부 장벽을 통과해서 체내로 흡수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고, 실제로도 거의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며칠씩 연속으로 발라도 전신 흡수로 인한 건강상 문제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갈라지고 건조한 발에는 바세린을 두껍게 바른 뒤 양말을 신고 자는 방법이 흔히 권장될 만큼, 지속적인 폐쇄 보습이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신경 쓰셔야 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세린은 수분을 직접 공급하는 게 아니라 피부에 이미 있는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발이 심하게 건조하고 갈라진 상태라면, 바세린만 단독으로 바르기보다는 물로 씻은 직후 피부가 살짝 젖어있는 상태에서 바로 발라주시는 게 효과가 더 좋습니다. 마른 피부 위에 바로 바르면 가둘 수분 자체가 부족해서 보습 효과가 떨어집니다.
또 한 가지는 폐쇄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발은 통풍이 잘 안 되는 부위인데, 여기에 바세린을 두껍게 바르고 양말까지 신은 채로 오래 두면 습한 환경이 형성되어 무좀균 같은 진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발가락 사이에는 바세린을 바르지 않거나 얇게만 바르시는 게 좋습니다.
정리하면 3일 이상 지속해서 발라도 전신 흡수로 인한 부작용은 우려하지 않으셔도 되고, 갈라짐 회복에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다만 물기를 머금은 상태에서 발라주시고, 발가락 사이 통풍은 신경 써주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