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토닌은 수면제나 진정제와 작용 기전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벤조디아제핀계나 졸피뎀 같은 수면제는 GABA 수용체를 직접 억제해 중추신경을 진정시키는 방식이라 내성과 의존성이 생기지만,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원래 분비되는 호르몬과 동일한 물질로, 수면-각성 주기의 위상(phase)을 조절하는 역할입니다.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멜라토닌은 신체적 의존성이나 전형적인 내성이 생긴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지금 2정에서 4정, 즉 4mg에서 8mg을 드시고 있는데, 생리적 멜라토닌 분비량은 사실 0.1mg에서 0.3mg 수준입니다. 임상적으로도 0.5mg에서 3mg 정도면 입면 효과를 보는 데 충분한 용량입니다. 고용량을 장기 복용하면 내성보다는 오히려 외인성 멜라토닌 공급에 의해 내인성 분비가 약간 억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있고, 아침에 잔졸음이 남거나 낮 동안 리듬이 흐트러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감량하며 끊는 연습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벤조디아제핀처럼 반드시 점감이 필요한 약물은 아닙니다. 다만 고용량에서 갑자기 중단하기보다는, 지금 4정 드신다면 2정으로 줄여보고 효과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 합리적입니다. 가장 낮은 유효 용량을 찾는 게 장기적으로 더 낫습니다.
입면 장애가 지속되고 있다면, 멜라토닌은 수면 위상 교란에는 효과적이지만 불안, 각성 과항진, 수면 위생 문제에서 비롯된 입면 장애에는 근본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수면 전문 클리닉에서 인지행동치료(CBT-I,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를 병행하는 것이 약물보다 장기 효과가 입증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