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밀가루에 물을 붓고 오랫동안 치대면 껌처럼 쫄깃하고 탄력 있는 반죽이 되는 이유는 밀가루 속 단백질들이 반응하여 글루텐이라는 3차원 그물망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마른 밀가루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글루텐이 물과 물리적인 힘을 만나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 원리를 설명해 드릴게요.
밀가루에는 수많은 성분이 있지만, 전체의 약 10~15%를 차지하는 글라이딘과 글루테닌의 서로 다른 단백질이 글루텐 형성의 핵심입니다. 반죽이 탄력을 얻는 과정을 보면, 마른 밀가루 속 단백질들은 서로 꼬인 채 굳어 있는데, 여기에 물을 부으면 물 분자가 단백질 내부로 침투하면서 단백질 사슬을 느슨하게 풀고 유연하게 만들어 줍니다. 반죽을 빨래하듯 치대고 치는 과정에서 전달되는 물리적 에너지는 엉켜 있던 글리아딘과 글루테닌 사슬을 길게 펼치고 한 방향으로 나란히 정렬시킵니다. 나란히 정렬된 단백질 사슬들이 서로 가까워지면서 강한 화학 결합이 일어나서 탄력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글루텐 그물망은 가스를 머금은 채 익으면서 반죽이 부풀어 오르고, 식으면 푹 꺼지지 않고 푹신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