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열감, 특히 밤에 심해지는 패턴은 꽤 여러 원인이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부터 말씀드리면, 말초 혈관의 자율신경 조절 문제입니다. 낮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말초 혈관이 어느 정도 수축해 있는데, 밤에 이완되면서 손발 끝 혈류가 증가하고 열감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병적인 상태라기보다 생리적 변동에 가깝습니다.
30대 여성이라면 호르몬 변화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으면 손발 열감, 더위를 많이 타는 증상, 두근거림,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되고, 이른 폐경이나 월경 전후 에스트로겐 변동도 열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철결핍성 빈혈 역시 말초 혈관 확장을 촉진해 유사한 증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조금 덜 흔하지만 배제해야 할 원인으로는 말초 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이 있습니다. 당뇨, 비타민 B12 결핍, 드물게 자가면역 질환에서 손발의 이상 감각과 열감이 밤에 악화되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에리트로멜랄지아(erythromelalgia)라는 희귀 질환도 밤에 손발이 붉어지며 타는 듯한 열감을 호소하는데, 찬 곳에 대면 시원해진다는 점이 딱 맞아떨어집니다.
기저질환이나 복용약이 없으시다면 당장 응급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이 증상이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 일반 혈액 검사(CBC, 혈당, 비타민 B12)를 한 번 확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기본 검사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