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귤껍데기
인간의 신체에서 꼭 없어도 되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다큐멘터리에서 인간의 진화와 관련된 영상을 보았는데
문득 궁금증이 생겼어요
인간의 신체 부분이나 몸속의 장기들 중 꼭 있지 않아도 되는 곳들을 알려주세요. 예를 들어, 맹장이나 편도선 같이 떼어내도 상관없는 것도 좋습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인간의 몸에는 없어도 생존할 수 있거나, 제거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기관과 구조가 꽤 있지만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쓸모없다기보다는 기능이 줄어들었거나 다른 기관이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맹장 끝에 붙어 있는 충수인데요, 흔히 맹장 자체를 불필요한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만, 정확히는 충수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수는 면역 기능과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충수염 등으로 제거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없어도 되는 기관이라기보다, 있으면 어느 정도 기능이 있지만 없어도 다른 조직이 보완할 수 있는 기관에 가깝습니다. 편도선도 비슷한데요, 편도는 입과 코로 들어오는 병원체를 감지하는 면역조직이지만, 편도선이 없어도 우리 몸에는 림프절과 골수, 비장 등 다양한 면역기관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편도염 등으로 편도절제술을 받은 사람도 대부분 큰 문제 없이 살아갑니다. 또한 비장은 혈액을 걸러내고 오래된 적혈구를 제거하며 면역반응에도 관여합니다. 하지만 심각한 손상 등으로 비장을 제거한 사람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비장이 없으면 특정 세균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어서 예방접종이나 감염 예방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므로 없어도 살 수 있지만 결코 쓸모없는 기관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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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인체에는 없어도 생존 가능한 구조가 꽤 있습니다 .충수, 편도, 담낭, 비장, 한쪽 신장, 일부 간 폐쪼직은 제거 후에도 생활은 가능합니다 .다만 쓸모없는 기관이라는 뜻은 아니며 각각 면역,소화,혈액 저장 등에 역할이 있습니다 .사랑니, 꼬리뼈처럼 진화의 흔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구조도 완전히 무기능한 것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꿀껍데기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먼저, 인간의 신체에는 진화 과정에서 본래 기능을 잃고 크기가 줄어든 흔적기관이나, 질병 등으로 인해 수술로 완전히 떼어내더라도 다른 장기들이 기능을 분담하여 생명 유지와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부위 및 장기들이 다수 존재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꼬리뼈, 사랑니, 남성의 유두와 같은 진화적 흔적 구조물부터, 맹장 끝의 충수돌기, 편도선, 쓸개(담낭), 지라(비장), 그리고 짝을 이루는 한쪽 콩팥(신장)처럼 개체의 생존 자체에는 절대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은 신체 부위들이 있다고 볼 수 있답니다.
■ 진화의 흔적으로 남은 퇴화 기관과 잉여 신체 부위
인간의 몸에는 인류의 조상이 살아가던 과거 환경에서는 필수적이었으나, 생활 습관과 식습관이 바뀌면서 쓰임새를 잃어버린 신체 부위들이 있습니다.
첫째, 입안 맨 안쪽에 나는 사랑니(제3대구치)입니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조리된 부드러운 음식을 먹게 되면서 질긴 생고기나 단단한 곡물을 씹기 위해 발달했던 턱뼈의 크기가 점차 작아졌거든요. 그 결과 턱에 공간이 부족해진 사랑니는 삐뚤게 자라거나 잇몸 속에 갇혀 염증만 유발하기 십상이며, 현대인에게는 저작 기능상 전혀 필요가 없어 발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둘째, 척추 맨 끝에 위치한 꼬리뼈(미골)입니다.
과거 나무 위에서 생활하던 영장류 시절 균형을 잡고 감정을 표현하던 꼬리가 퇴화하면서 3개에서 5개의 작은 뼈 조각이 융합된 채 흔적으로만 남아 있는 뼈입니다.
셋째, 남성의 젖꼭지(유두)입니다.
수정 후 임신 초기 약 6주까지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배아가 기본 여성형 발달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젖꼭지 조직이 먼저 형성됩니다. 이후 Y염색체의 남성 호르몬이 작용하여 남성으로 분화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유두는 퇴화하지 않고 남게 된 것으로 수유나 생리적 기능이 전혀 없는 대표적인 부위입니다.
넷째, 손목을 굽힐 때 힘줄이 도드라지는 장장근(긴손바닥근)과 귀를 쫑긋거리게 돕는 이개근입니다.
나무를 타거나 소리의 방향을 잡기 위해 쓰이던 근육으로, 실제로 현대인의 약 10퍼센트에서 15퍼센트는 장장근 없이 태어나지만 손을 쓰는 데 아무런 기능적 차이가 없습니다.
■ 절제해도 생명 유지에 지장이 없는 소화 및 림프 보조 기관
우리 몸속 장기 중에서도 급성 염증이나 질환으로 떼어내는 수술을 매우 흔하게 시행하는 보조 기관들이 있습니다.
첫째, 흔히 맹장염이라 부르는 충수염의 원인 부위인 막창자꼬리(충수돌기)입니다.
초식 생활을 하던 조상들에게는 섬유질을 소화하는 방이었으나 점차 퇴화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 충수가 장내 유익균의 임시 보관소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맹장 수술로 충수를 완전히 잘라내더라도 대장과 소장의 광범위한 림프 조직이 그 역할을 완벽히 대신하므로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둘째, 목구멍 안쪽에 위치한 편도선(구개편도)입니다.
유아기 시절 입과 코로 들어오는 세균을 1차로 막아내는 면역 훈련소 역할을 수행하지만, 사춘기 이후 성인이 되면 기능이 거의 축소됩니다. 오히려 만성 편도염이나 코골이를 유발하여 편도 절제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떼어내더라도 림프절과 전신 면역계가 충분히 작동하여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셋째, 간 바로 아래에 붙어 있는 쓸개(담낭)입니다.
쓸개는 소화액인 쓸개즙을 직접 만드는 곳이 아니라 간에서 만들어진 쓸개즙을 보관하고 농축하는 주머니일 뿐입니다. 담석증이나 담낭염으로 쓸개를 떼어내더라도, 간에서 생성된 쓸개즙이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직접 지속해서 분비되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지 않는다면 일상 소화에 큰 무리가 없답니다.
■ 손상 시 제거 가능하거나 다른 장기가 대신하는 주요 장기
심지어 비교적 큰 내부 장기 중에서도 신체의 놀라운 보상 작용 덕분에 제거 후에도 생존이 가능한 부위들이 있습니다.
첫째, 왼쪽 옆구리 갈비뼈 안쪽에 위치한 지라(비장)입니다.
늙은 적혈구를 걸러내고 혈소판과 면역 세포를 저장하는 혈액 필터 역할을 합니다. 교통사고나 외상으로 비장이 파열되어 전절제술을 받더라도, 간과 골수, 림프절이 오래된 혈액 세포를 파괴하는 여과 기능을 대신 넘겨받아 정상적인 혈액 순환을 유지하지요.
둘째, 등 쪽에 좌우 쌍으로 존재하는 콩팥(신장)입니다.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핵심 기관이지만, 인간은 신장 하나만으로도 정상 기능의 75퍼센트에서 80퍼센트 이상을 무리 없이 수행합니다. 남은 한쪽 신장이 크기를 키우는 보상성 비대를 일으켜 혼자서 체액 균형을 완벽히 조절하므로 신장 기증이나 편측 신장 적출 후에도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습니다.
셋째, 위암 치료를 위해 위 전체를 잘라내는 위 전절제술의 경우입니다.
위를 전부 떼어내더라도 식도와 소장을 직접 연결하는 수술을 통해 음식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위산과 펩신을 통한 1차 단백질 분해 기능은 줄어들지만, 췌장과 소장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소화효소들이 음식물을 충분히 소화 흡수하여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실무적 의학 관점에서의 장기 보존과 적응력
이러한 부위들이 없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완전히 무가치한 쓰레기 장기라는 뜻은 아니에요. 충수는 장염을 앓고 난 뒤 장내 미생물 복원을 돕고, 쓸개는 기름진 음식을 소화할 때 유용하며, 비장은 캡슐을 가진 특정 세균 감염을 방어하는 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상태에서는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으나, 염증이나 암, 파열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과감히 절제하더라도 인체의 뛰어난 장기 대리 보상 기능과 현대 의학적 관리 덕분에 삶의 질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정리하자면,
인간의 신체에서 꼬리뼈, 사랑니, 남성의 유두 같은 진화적 흔적 부위나 충수, 편도선, 쓸개, 비장, 한쪽 신장 등의 장기는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아니며, 인체의 뛰어난 장기 간 상호 보완 작용과 적응력 덕분에 이들 부위가 없거나 수술로 제거되더라도 건강하고 정상적인 생명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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