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과 축농증은 흔히 혼용되지만 병리학적으로 뚜렷이 구분됩니다.
비염(rhinitis)은 코 안쪽 점막에 생긴 염증으로, 코막힘·콧물·재채기가 주된 증상입니다. 원인에 따라 알레르기성과 비알레르기성으로 나뉘며, 알레르기성은 집먼지진드기·꽃가루·동물털 등 특정 항원에 반응해 발생하고, 비알레르기성은 온도 변화·자극적 냄새·스트레스 등이 방아쇠가 됩니다.
축농증은 정식 명칭이 부비동염(sinusitis)으로, 코 주변 얼굴뼈 속 빈 공간(부비동)에 염증과 분비물이 고인 상태입니다. 비염이 오래되거나 심해지면 부비동 입구가 막혀 축농증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축농증은 비염과 달리 얼굴 압박감·두통·후비루(목 뒤로 넘어가는 콧물)·누런 콧물이 동반되는 경향이 있으며,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부비동염으로 분류합니다.
50대 남성에서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시다면,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고혈압 치료에 흔히 쓰이는 칼슘채널차단제나 일부 약물이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ACE 억제제(예: 에날라프릴, 라미프릴 계열)는 만성 기침과 코 관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복용 중인 고혈압약의 종류를 담당 내과 선생님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병원 치료 효과가 없으셨다면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원인 항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경우, 비알레르기성 혈관운동성 비염인 경우, 혹은 단순 비염이 아니라 비용종(코 물혹)이나 비중격만곡증 같은 구조적 문제가 동반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피부반응검사 또는 혈액 알레르기 검사, 부비동 CT 촬영을 통해 감별 진단을 하는 것이 치료의 실마리가 됩니다.
이비인후과에서 내시경 검사와 함께 알레르기 패널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야 비강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항히스타민제, 혹은 면역치료(알레르기 주사) 중 어떤 방향이 맞는지 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