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맞아요, 배수구로 못 간 물은 전부 공기 중으로 증발해요. 물 분자들은 실온에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데, 표면에 있는 분자 중 유난히 빠른 녀석들은 이웃 분자들이 붙잡는 힘을 뿌리치고 공기 중으로 탈출해요. 끓는점인 100도가 안 돼도 증발이 항상 일어나는 이유예요. 바닥에 얇게 퍼진 물은 부피에 비해 표면이 넓어서 탈출구가 많은 상태라, 물웅덩이보다 훨씬 빨리 사라져요.
그런데 욕실은 증발에 불리한 환경이기도 해요. 샤워 직후에는 공기가 이미 수증기로 가득 차서, 물이 증발해봤자 공기가 더 받아줄 자리가 없거든요. 창문도 없고 환기도 안 되면 바닥 물이 한나절 넘게 안 마르는 게 그래서예요. 환풍기를 돌리거나 문을 열어두면 습한 공기가 빠지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증발이 다시 빨라져요.
바닥 물기를 빨리 없애고 싶으면 스퀴지로 물을 배수구 쪽으로 밀어 양 자체를 줄이고 환풍기를 30분쯤 돌리는 조합이 제일 빨라요. 물기가 오래 남는 욕실은 곰팡이와 물때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라, 증발에만 맡기지 않고 물길을 만들어주는 습관이 욕실 수명에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