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화장품으로 인한 피부 반응이 첫 사용 직후에만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접촉성 피부염, 특히 자극성이 아닌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경우, 면역 체계가 특정 성분을 "이상 물질"로 인식하고 반응을 일으키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처음 노출됐을 때는 면역세포가 그 성분을 기억하는 감작 과정만 일어나고, 두 번째 노출에서 본격적인 염증 반응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둘째 날 사용 후에 반응이 나타나는 게 오히려 알레르기성 반응의 전형적인 패턴에 더 가깝습니다.
화장을 지우고 2시간 후에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보통 노출 후 몇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틀까지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지연형 과민반응에 속합니다. 화장을 하고 있던 동안 피부에 닿아있던 성분들이 모공이나 각질층을 통해 서서히 흡수되고, 그 이후 면역반응이 진행되면서 화장을 지운 후에야 증상이 표면화되는 거죠.
샤워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미온수나 세정 과정에서 피부 장벽이 일시적으로 더 약해지면서, 이미 시작되고 있던 염증 반응이 더 빠르게 표면으로 드러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그 파운데이션 사용을 중단하시고, 진정 위주의 관리, 즉 자극적인 성분이 없는 순한 보습제로 피부 장벽을 보호해주시는 게 우선입니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가볍게 진정시켜주시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다만 붓기가 심하거나, 가려움이 강하거나, 피부 뒤집힘이 넓은 범위로 빠르게 진행된다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가 필요할 수 있어서, 피부과에서 진료받아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후에 다른 화장품을 선택하실 때는, 이번에 사용한 파운데이션의 성분표를 따로 보관해두시고, 다음에 비슷한 반응이 또 나타난다면 공통 성분을 비교해보는 것도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