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회전 비슷한 거냐고 물으셨는데 방향은 정확히 맞습니다. 다만 한 가지를 먼저 나눠야 합니다. 가스를 태우는 소리와 펌프가 도는 소리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고, 지금 들리시는 건 십중팔구 뒤쪽입니다.
확인은 삼십 초면 됩니다. 소리가 날 때 가스 계량기로 가서 앞의 작은 다이얼이 도는지 보세요. 안 돌면 가스는 쓰고 있지 않은 것이고, 그러면 보일러 안의 순환펌프만 도는 상태입니다.
샤워를 하고 나오셨다면 온수는 쓰신 게 맞습니다. 온수를 잠그면 열교환기에 남은 열이 그대로 갇히는데, 그냥 두면 그 부분만 과열되니까 보일러가 펌프를 잠깐 더 돌려 열을 흩어 놓습니다. 여기서 나는 소리입니다.
여름에 난방을 아예 안 쓰시면 펌프가 굳는 문제도 생깁니다. 그래서 요즘 보일러는 일정 시간마다 펌프를 몇십 초씩 저절로 돌립니다. 고장이 아니라 고착 방지 기능이고, 오히려 안 돌면 겨울에 탈이 납니다.
다만 온수를 쓰지도 않은 낮이나 밤에도 점화되는 소리가 자주 난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어느 수전에서 온수가 미세하게 새면 보일러 유량센서가 그걸 사용 중으로 읽어서 계속 켜집니다.
이건 집 안 수도꼭지를 전부 잠그고 십 분쯤 둔 뒤에 수도 계량기가 조금이라도 도는지로 확인합니다. 돌면 어딘가 새고 있는 것이고, 욕실 수전 카트리지나 온수 배관 쪽을 봐야 합니다.
정리하면 씻고 난 직후 몇 분 웅 하고 도는 건 정상 동작이라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소리가 갈수록 커지거나 쇳소리가 섞이기 시작하면 그때는 펌프 베어링 쪽이라 점검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