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은 크기보다 종류로 원인이 갈립니다. 같은 시끄러움이어도 그냥 두셔도 되는 소리가 있고 당장 손봐야 하는 소리가 있어요. 올려주신 녹음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맞춰 보시면 수리를 부를지 말지가 정해집니다.
물 흐르는 소리나 쉬익 하는 소리는 냉매가 지나가는 소리라 정상입니다. 딱딱 하고 간헐적으로 나는 소리도 플라스틱 외판이 온도 차로 늘었다 줄었다 하는 소리라 무해해요. 이 둘은 십 년 된 기기든 새것이든 다 납니다.
문제가 되는 건 나머지 셋입니다. 드르륵 긁히거나 규칙적으로 탁탁 치는 소리는 실내기 송풍팬에 먼지가 뭉쳐 붙었거나 팬이 하우징에 닿는 겁니다. 웅웅거리는 저음이 예전보다 커졌다면 실외기 진동이 벽과 브래킷을 타고 넘어오는 것이고요. 금속이 갈리는 소리가 나거나 켤 때 크게 났다가 잦아든다면 팬 모터 베어링이나 압축기 쪽이라, 여기부터가 진짜 수리 영역입니다.
수리를 부르기 전에 돈 안 드는 것부터 해 보세요. 필터를 빼서 씻고, 그 안쪽 원통형 송풍팬 날개 사이에 낀 먼지를 솔로 털어 내면 긁히는 소리는 상당수 잡힙니다. 실외기는 발밑을 손으로 눌러 흔들리는지 보시고, 흔들리면 방진 고무패드를 받쳐 주는 것만으로 저음이 확 줄어듭니다.
십 년차라는 점은 따로 감안하셔야 합니다. 에어컨은 부품 보유 기간이 팔 년으로 정해져 있어서, 그 이후에는 부품이 없어 수리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니 서비스센터에 연락하실 때 증상보다 먼저 모델명을 불러 주시고, 그 모델 부품이 아직 있는지부터 확인하시는 게 순서예요.
비용은 출장 점검비로 시작해서 팬 모터나 베어링 교체면 부품값과 공임이 붙고, 압축기까지 가면 사실상 새로 사는 값에 가까워집니다. 게다가 십 년 전 제품이면 요즘 인버터 제품과 전기요금 차이도 꽤 크기 때문에, 견적이 새 제품값의 삼분의 일을 넘어간다면 저는 교체 쪽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