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증은 뇌척수액이 뇌실 내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뇌실이 커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만 영상검사에서 뇌실이 커 보인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수두증은 아닙니다. 특히 과거 뇌경색이 있었던 고령 환자에서는 뇌 위축에 의해 뇌실이 커져 보이는 경우도 있어, 실제 치료가 필요한 수두증인지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고령에서 문제가 되는 수두증은 흔히 정상압 수두증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보행장애, 인지기능 저하, 요실금입니다. 이 중 가장 흔하고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보행장애로, 걸음이 느려지고 발이 바닥에 붙는 듯한 걸음걸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아버님은 원래 뇌경색 후유증으로 한쪽이 불편하신 상태라 증상 해석이 쉽지 않아 MRI와 신경학적 평가가 중요합니다.
치료는 원인과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정상압 수두증으로 판단되고 증상과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션트 수술을 고려합니다. 션트는 뇌실에 관을 삽입해 과도한 뇌척수액을 복강 등으로 배출시키는 치료입니다. 약물만으로 장기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현재 제한적이며, 수술이 표준 치료입니다.
다만 모든 환자가 수술 대상은 아닙니다. MRI 검사 후 필요하면 요추천자 배액 검사 또는 뇌척수액 배액 검사를 시행하여 실제로 뇌척수액을 제거했을 때 증상이 호전되는지 확인한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션트 수술의 합병증으로는 감염, 출혈, 션트 막힘, 과배액에 의한 경막하혈종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히 선별된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는 보행 기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하면 무조건 악화된다"거나 "반드시 해야 한다"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약 복용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뇌 MRI 자체는 대부분의 약을 중단하지 않고 시행합니다. 당뇨약, 우루사 등은 보통 MRI 때문에 중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는 MRI 자체 때문이 아니라 이후 요추천자 같은 침습적 검사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떤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를 드시는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spirin, Clopidogrel, Apixaban, Rivaroxaban, Warfarin 등은 각각 관리 방법이 다릅니다. 따라서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입원 시 현재 복용 중인 약 목록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단계에서는 MRI 결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MRI 후에 실제 정상압 수두증이 의심되는지, 단순 뇌위축인지, 추가로 요추천자 검사가 필요한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아버님께 최근 1년 사이 걸음걸이가 악화되었거나, 소변을 참기 어려워졌거나, 기억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변화가 있었는지가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