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딱딱한 황도복숭아 후숙해서 먹다가 끝맛이 감 같다고 느낀 적 있어요. 신기하긴 한데 복숭아랑 감이 가까운 종은 아닙니다. 복숭아는 장미과, 감은 감나무과라 종자로 보면 남남이에요.
그럼 왜 비슷한 맛이 나느냐 하면, 딱딱한 계열 복숭아가 후숙되면서 당도가 확 올라가는 방식이 감이랑 닮아서 그래요. 두 과일 다 익으면서 전분과 유기산이 줄고 자당(설탕 성분) 위주로 단맛이 남는데, 이게 새콤함 없이 뭉근하게 단 감 특유의 맛하고 겹칩니다.
그리고 덜 익은 감의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복숭아 껍질 쪽에도 소량 있어서, 후숙이 살짝 진행된 상태에서 먹으면 그 미묘한 떫은 여운이 "감 먹은 듯한 끝맛"으로 느껴지기 쉬워요. 향 성분도 익으면서 락톤 계열로 바뀌는데 이게 부드럽고 묵직한 향이라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품종 영향도 커요. 요즘 나오는 경도 높은 황도 계열은 아삭한 식감에 산미가 적게 개량돼서 감이랑 비슷하다는 얘기가 실제로 많이 나옵니다. 물렁한 백도로 드시면 훨씬 복숭아다운 향이 살아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