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물에 세제와 키친타월을 넣고 흔드는 방법은 진짜입니다. 다만 그것이 통하는 것은 기름때까지이고, 지금 안 지워지신다는 그 빨간색은 기름이 아니라 색소가 플라스틱 안으로 배어 들어간 것이라 아무리 문질러도 나오지 않습니다.
고추기름의 붉은 색소는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서, 뜨거운 국물과 만나면 플라스틱 표면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듭니다. 표면에 얹혀 있는 때가 아니라 안에 물든 상태라, 세제가 닿을 자리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시는 편이 낫습니다. 용기를 비우자마자 찬물로 한 번 헹궈 두시면 색소가 배어들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뜨거운 상태로 두었다가 나중에 씻는 것이 착색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미 물든 용기를 굳이 되살리고 싶으시면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용기에 물을 채우고 산소계 표백제를 한 숟갈 풀어 하룻밤 두시면 색이 상당히 빠집니다. 다만 시간과 표백제 값이 용기값보다 비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름때만 급히 빼실 때는 물 대신 밀가루나 남은 튀김가루를 한 숟갈 넣고 키친타월로 닦아내 보세요. 가루가 기름을 먼저 흡수해 주기 때문에 세제 거품을 내는 것보다 훨씬 빨리 끝납니다.
그리고 재활용 배출 기준으로 보면 색이 남아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용물과 기름기만 없으면 배출 조건은 충족됩니다. 붉은 물이 든 용기를 하얗게 되돌리려고 애쓰실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흔들어 씻는 방법은 기름에는 맞고 착색에는 맞지 않으며, 착색은 씻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 문제입니다. 먹고 바로 찬물로 헹궈 두시는 습관 하나가 어떤 세척법보다 효과가 큽니다.